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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론 ,『쿠롱 띵하오』대만을 뒤흔들다

입력 | 1999-02-24 19:27:00


쿠롱(酷龍)이 3월중순경 3집 앨범 ‘펑키 투게더’로 국내와 대만시장의 동시정복에 나선다. 쿠롱은 강원래 구준엽으로 구성된 ‘클론’의 대만식 이름. 지난해 자신의 첫 음반으로 대만에서 35만장이나 판 여세를 계속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다.

새 앨범은 우리 말 음반으로는 최초로 국내와 해외에서 동시에 출시된다는 점에서 우리 가요의 해외진출사에서 한획을 긋는 ‘사건’. ‘클론’의 대만 데뷔작은 국내에서 이미 출시됐던 1,2집 히트곡의 짜집기 앨범이었다.

새앨범은 김건모 탄생의 산파역을 담당한 김창환이 작사와 작곡을 맡았다.클론은 ‘돌아와’ ‘버려진 아이’ ‘블루’ 등 12곡을 열창한다. 댄스가 주류를 이뤘던 이전 앨범에 비해 펑크와 테크노 등으로 장르를 넓혔다. 국내보다도 대만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관심거리.

구준엽은 “대만시장은 발라드와 포크록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댄스에 펑크와 테크노를 가미한 새 앨범도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며 “일본가요의 개방을 앞두고 가요가,특히 우리 말로 부른 노래가 수출상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민생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의 언론들은 최근 ‘클론’의 신작앨범 준비과정을 소개하고 있으며 TV프로와 인터뷰 요청이 밀려들고 있다.

‘빙빙빙’과 ‘난’은 대만의 여러 라디오 차트에서 이미 1위를 기록했고 ‘클론’의 히트곡 ‘도시탈출’이 수록된 대만 여가수 유키의 앨범도 80만장이상 팔렸다.

대만에서 ‘클론’의 인기는 현재 음악외적인 면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

특히 스킨 헤드와 근육미를 자랑하는 구준엽은 대만 신세대의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거리에서 그를 흉내낸 스킨 헤드족이 늘어나는가 하면 구준엽이 무대에 오르면 “언제 상의를 벗느냐”가 팬들의 관심거리이며 대만 디자이너들이 선정한 최고의 남자 베스트 드레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만에서 출시된 ‘H.O.T’와 ‘S.E.S’의 앨범 홍보를 위해 대만을 방문했던 SM기획의 정해익대표는 “대만에서는 ‘클론’이 ‘H.O.T’였다”면서 “현지에서는 ‘클론’이 92년 국교단교로 악화된 한국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고 있다는 평가까지 있다”고 소개했다.

‘클론’의 인기비결은 무얼까.댄스음악이 불모지에 가까운 대만 가요시장의 틈새를 ‘클론’의 파워풀한 댄스가 파고 든게 가장 큰 이유. 남성적 매력이 돋보이는 두 멤버의 캐릭터가 인기바람에 가속도를 붙였다.

특히 전문가들은 “서태지 등장이후 우리 가요계는 댄스음악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며 “멜로디와 가사,춤 등 우리 댄스음악은 일본을 능가하는 것은 물론 세계적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들 그룹의 대만진출에 교량역할을 한 록레코드 한국지사의 이찬희사장은 “사실상 ‘H.O.T’ ‘디바’ 등 국내 댄스그룹의 대만진출은 ‘클론’의 성공이 밑거름이 됐다”면서 “대만을 포함한 동남아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진출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