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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캠퍼스드라마「카이스트」 24일 첫방송

입력 | 1999-01-21 19:30:00


SBS가 24일부터 방송하는 일요 시추에이션드라마 ‘카이스트(KA IST)’(밤9·50)는 방송가에서 좀처럼 보기드문 ‘산학협동’의 형태를 취했다.

실제 소재와 무대로 삼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전폭적 지원을 한 것은 물론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제작비를 지원한다. 최덕인 KAIST원장을 비롯한 현직교수들이 깜짝출연할 정도.

내용도 적당한 멜로와 코믹이 범벅된 캠퍼스드라마가 아니다. 지난해 한 일간지의 대학평가에서 사회인지도가 13위에 그쳤을 만큼 탁월한 실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낀다는 이들의 삶, 새벽에도 환하게 불밝히는 그곳 젊음의 열기를 역동적으로 그려갈 예정. 예를 들어 ‘5천해커 양병설’을 주장하는 해커들의 열정이나 KAIST가 주관하는 국제로봇축구대회 등을 통한 그들의 좌절과 희망 등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카이스트’제작진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극본을 맡은 작가 송지나의 빼어난 ‘글발’이다. 기획안을 송지나가 ‘발제’한 것은 물론 수개월간의 동행 동숙취재를 통해 1천가지가 넘는 소재를 구했다고 말할 정도. 벌써 송지나가 마련한 드라마 관련 인터넷사이트에는 KAIST학생들이 보내온 E메일과 각종 아이디어가 폭주하고 있다.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MBC ‘애드버킷’‘해바라기’가 겪었던 이른바 ‘전문드라마 논쟁’은 ‘카이스트’의 또다른 관전포인트. 물론 송지나는 “극중 칠판에 쓰는 수학공식이나 복잡한 기호들은 대부분 박사학위소지자들이 직접 쓴 것”이라며 사실성에 자신감을 보이지만 연출자 주병덕PD는 몇몇 일류공과대학의 ‘감시의 눈’이 만만치않을 것으로 각오하고 있다.

연기자의 평균 연령은 스무살을 갓 넘을 정도로 푸릇푸릇하다. 주인공 이민재 역의 이민우(22)가 가장 연장에 속할 정도. 그의 적수로 나올 ‘USO(미확인학습물체)’김정태 역의 김정현, MBC ‘흐르는 것이 세월뿐이랴’에 출연한 채림(박채영 역) 등이 드라마를 이끌 주역들이다.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힘이 배어나는 이민우와 김정현의 연기력에 따라 드라마와 완성도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