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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동정없는 세상]파리지엥의 「사랑 만들기」

입력 | 1998-10-22 19:14:00


유럽통합을 눈앞에 둔 89년 파리. 더 이상 미래를 믿지 않고 무기력과 절망의 늪에 빠져버린 젊은이들. 24일 선보이는 ‘동정없는 세상’은 우울한 시대를 견뎌내는 파리의 청춘을 섬세한 화면위에 그려낸 초상화다.

아무런 꿈도 없고 그렇다고 큰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닌채 사랑을 ‘최악의 상황’이라고 비웃는 백수건달 이포. 그가 장미빛 미래를 꿈꾸는 동시통역사 나탈리와 사랑에 빠진다.

장난치듯 나탈리를 ‘꼬시고’, “널 정말 참을 수 없어”하고 화를 내는 그녀에게 “있어, 일단 만나봐”하고 뻔뻔하게 응수하는 이포이지만 그에게 나탈리는 구원과도 같다. 왜냐고? 이포의 마지막 읊조림처럼 “최악인 것은 알지만 그래도 사랑밖에는 기댈 곳이 없으니까.” 28세의 에릭 로샹이 감독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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