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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안영식/힘들때 박수를…

입력 | 1998-09-29 07:37:00


박찬호(25·LA다저스)는 15승, 박세리(21·아스트라)는 공동4위. 미국에서 활약중인 한국의 남녀 스포츠 스타가 28일 거둔 성적표다.

박찬호는 지난해 거둔 14승을 뛰어넘는 성적. 그에게 찬사가 쏟아졌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에 반해 박세리에 대한 평가는 야박했다. “역시 소렌스탐보다는 한 수 아래야.”“상금왕과 올해의 선수 타이틀은 물건너갔군.”

3년 전 골프를 시작해 1백타를 오락가락하는 한 회사원(33)도 ‘박세리가 72홀을 단 한개의 보기도 없이 끝마쳤다’는 사실보다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감정이 앞서는지 “올해는 이제 우승운이 다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미국LPGA투어 데뷔 첫해인 올해 4승을 거뒀다. 이바람에 그에 대한 그동안의 기대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박세리가 소렌스탐 쯤은 충분히 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첫해의 성적이 너무 뛰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웨덴 국가대표로 3년간 활동하다 미국으로 건너와 골프명문 애리조나대를 졸업한 소렌스탐과 박세리를 같은 잣대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박세리가 공동 4위를 차지한 98벳시킹클래식 개최장소인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쿠츠타운 버클레이CC는 소렌스탐이 2년전 18언더파, 지난해 14언더파로 우승해 대회 3연패를 노렸던 곳. 하지만 올시즌 데뷔한 박세리에게는 이전 대회와 마찬가지로 생전 처음 밟아보는 곳이었다.

박세리는 시즌 4승째를 거둔 이후 두달간 우승하지 못하자 정부수립 50주년 기념 캠페인광고에서도 조기퇴출당했다.

우승했을 때 박수를 치기는 쉽다. 정작 어려운 일은 힘들어 할 때다. ‘우리 가는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길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으로 계속 응원해줄 수 없는 것일까.

안영식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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