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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문가 新種테러 분석]불특정다수 겨냥 살상으로 변질

입력 | 1998-09-06 18:52:00


테러의 유형이 변하고 있다.

특정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테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테러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유형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지는 정치테러 전문가인 미국의 브루스 호프먼의 말을 인용해 새로운 유형의 테러를 ‘뉴 테러’, 전통적인 테러를 ‘올드 테러’라고 지칭했다.

올드테러는 테러리스트들이 자신의 이념이나 주장을 널리 알리거나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들의 테러목적은 분명하다. 비행기납치 인질극 등을 통해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고하게 많은 사람을 희생시키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생각했다.

테러범들은 범행후 자신들의 소행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 흔히 장문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특정 국가나 단체에 소속돼 조직적으로 훈련받은 ‘전사’들이었다. 과거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테러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백인들의 인종차별에 저항해 전개한 아프리카민족회의(ANC)에 의한 테러가 대표적이다.

이에 비해 뉴테러는 목적 수단 테러범의 신분,테러대상자의 무차별성과 테러의 무제한성 등에서 올드테러와 뚜렷이 구분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최근 일본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독극물테러가 그 대표적인 예. 3일 일본 나가노(長野)현에서는 슈퍼마켓에서 산 우롱차를 마신 50대 남자가 청산가리 중독으로 사망했다. 7월25일 와카야마(和歌山)현에서는 여름 마을축제를 즐기던 주민들이 비소화합물이 든 카레라이스 도시락을 먹고 4명이 사망하고 60여명이 중독됐다.

신형 테러는 이같이 “아무나 먹고 죽어라”는 식의 불특정 다수를 노린다. 누가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도 알 수 없다. 테러범들은 누가 얼마큼 희생되는지도 개의치 않는다. 테러는 수단이 아니라 목적일 뿐이다.

95년 3월 옴진리교에 의한 도쿄(東京)지하철 사린가스 테러처럼 잘못된 종교적 믿음에서 범행을 저지르고 대형 살상무기를 이용한다는 점도 뉴테러의 특징. 이코노미스트는 케냐와 탄자니아주재 미 대사관에 대한 테러도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대량살상을 노린 점에서 뉴테러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도쿄〓윤상삼특파원·김태윤기자〉yoon33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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