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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왕년의 모래판 스타들,경주서 추억의 한판승부

입력 | 1998-09-04 19:28:00


4일 경주실내체육관. 듬성듬성 흰머리가 나고 배도 나온 왕년의 모래판 거구들이 한데 모여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었다.

83년 프로씨름 출범 이후 1백회째 지역대회를 맞아 원년 장사들이 모여 치른 ‘추억의 한판승’무대.

경기에 나서자 무릎치기 배지기 등 기술을 써본다. 그러나 마음뿐. 쉽게 상대가 무너지지 않는다.

두번째판부터는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아무래도 마흔살 안팎이 된 나이를 속일 수는 없는 모양이다.

‘만년 천하장사’ 이만기씨(인제대 교수)는 이날 새벽 급성 맹장염 수술을 받아 출전하지 못했지만 경기장은 이봉걸 홍현욱 손상주씨 등 오랜만에 보는 옛 장사들의 힘겨루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바탕 축제마당의 끝. 그러나 이들의 마음은 편하지가 않다. ‘모래판의 열기’가 점차 사그러드는 것이 자신들의 책임인 것 같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황영호 고경철씨가 준우승 상금 2백만원을 확보한 채 6일 지역장사 결정전에 앞서 열리는 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이들은 우승 준우승 상금 5백만원을 수재의연금과 원로씨름인돕기에 내놓기로 했다.

〈경주〓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