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파업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3일 오전 만도기계(대표 오상수·吳尙洙) 전국 7개 사업장에 대한 전격적인 경찰 투입으로 가시화됐다. 현대자동차 사태에서의 ‘미온적 대처와 실기(失機)’라는 비판을 딛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대외신인도를 회복하기 위해 경찰력을 과감히 행사하겠다는 의사표시로 보인다.
정리해고 문제를 둘러싸고 18일째 이어진 만도기계 노조의 전면파업을 계속 방치할 경우 한라엘레트로닉, 캄코 등 나머지 한라그룹 계열사의 불법파업도 장기화될 수 있으며 나아가 산업계 전반에 불법파업 분위기를 부를 공산마저 있었다.
이번 파업사태는 사측이 유휴인력 1천90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통보하자 노조측은 “정리해고를 위한 협의에는 절대로 응할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던중 지난달 24일의 ‘현대자동차 노사합의’는 만도기계 노조원들을 고무시켰고 “일방적인 정리해고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강경투쟁 분위기가 팽배해진 것.
만도기계측은 4일부터 관리직 사원을 현장에 투입해 정상조업이 가능한 사업장별로 조업에 들어갈 방침이며 7일부터는 아산공장을 비롯한 전사업장을 정상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 경찰 투입 ▼
경찰은 3일 오전 6시 1백23개중대 1만7천명을 전면파업 18일째를 맞고 있는 만도기계의 충남 아산공장 등 전국 7개 사업장에 투입해 사전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수석부위원장 김학렬씨(35·아산지부장) 등 노조원 2천여명을 연행했다.
경찰은 이날 7개 사업장에서 모두 1천9백33명을 연행해 분산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연행자 가운데 사전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간부와 경찰진입과정에서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적극적으로 시위에 가담한자는 전원 사법처리키로 했다.
▼ 노동계 반응 ▼
민주노총은 이날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경찰투입을 맹렬히 비난한 뒤 “노정(勞政)관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는 한편 전격적인 대정부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산〓이훈·이기진·박정훈기자〉 doyoce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