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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홈쇼핑 프로그램 「쇼 호스트」, 구매심리 돋운다

입력 | 1998-08-06 19:30:00


24시간 물건을 살 수 있는 케이블TV 홈쇼핑은 요즘같은 불황에도 잘 나가는 몇 안되는 사업. 국내 양대 케이블TV 홈쇼핑업체인 39쇼핑(채널39)과 LG홈쇼핑(채널45)은 지난해 2천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들어선 반년만에 같은 액수의 물건을 팔았다.

TV홈쇼핑의 매력은 뭘까. 뭐니뭐니해도 교통체증과 인파에서 해방되어 안방에서 편안히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여기에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거침없이 상품을 소개하는 진행자의 설명을 시청하다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물건을 배달받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된다.

진행자는 TV홈쇼핑의 꽃이다. 보통 쇼호스트라고 부르는데 LG홈쇼핑에선 편의상 쇼핑호스트라고 부른다. 여성형인 ‘호스티스’라는 호칭은 쓰지 않으며 남녀 구분없이 ‘호스트’라고 지칭한다.

공중파방송에서 아나운서를 하다 LG홈쇼핑에 스카우트된 심종환씨(30)는 최근 한 중소가구업체의 소파와 식탁 등을 두 시간 방송으로 6억5천만원 어치나 팔았다.

심씨는 “가구회사 사장님이 ‘자금 사정이 어려워 감원해야 할 판이었는데 너무나 고맙다’고 감격해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TV홈쇼핑에 나오는 상품은 90% 이상이 중소기업제품이어서 대부분의 진행자들이 이런 보람을 느끼고 있다.

호스트의 세계는 냉혹하다. 방송 진행 중 콜센터로 걸려오는 전화가 몇 통이냐에 따라 바로 그 자리에서 능력이 결판나는 것이 직업 속성. 특별할인 프로그램이나 경품행사 등에는 수만통의 전화가 걸려와 전화선이 불통되는 수도 있다. 이럴 때면 전화국에서 경품프로그램 방영자제를 요청해온다.

국내 TV홈쇼핑의 평균반품률은 10% 내외. TV홈쇼핑이 대중화되어 있는 미국의 평균반품률 21%보다 훨씬 낮다. 반품으로 발생하는 운반비용은 전부 홈쇼핑회사가 떠안게 되므로 지나치게 화려해 보이는 화면조작은 피하는 것이 업체로서도 유리하다.

시청자에게 많은 상품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진행자는 공부도 많이 해야한다. LG홈쇼핑에서 ‘쥬얼리 유토피아’라는 보석전문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이혜선씨(27·여)의 경우 매주 국제보석감정사(GIA)자격증을 가진 강사로부터 개인교습을 받고 쉬는 날엔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다.

TV홈쇼핑을 진행하는데는 젊은 미남미녀가 유리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진 않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31명의 호스트 중 20대와 30대는 각각 15명씩이며 50대도 한 명 있다.

39쇼핑의 호스트 박성진씨(34)는 “미국에서는 30∼50대가 주류를 이루며 60세가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도 있다”고 소개했다. 나이가 든 사람이 시청자에게 신뢰감을 심어주기 때문이란 설명.

미국의 TV홈쇼핑은 지난해 매출 1백억달러 규모의 대형산업으로 성장했다. 80년대 중반 설립된 HSN사 QVC사 등 미국의 거대 홈쇼핑방송사들은 위성방송 케이블TV 공중파방송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물론 유럽 중동 아프리카까지 진출하고 있다. 반면 일본 등 다른 선진국의 TV홈쇼핑업체는 성장 단계로 아직 미국업체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