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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혐의 첫 명단공개…기업주-인기가수등 17명 검찰고발

입력 | 1998-07-06 19:56:00


폐쇄된 고려종금 대주주였던 이창재(李彰宰)고려통상㈜회장과 박영일(朴泳逸)㈜미도파회장, 이기덕(李祺德)㈜산내들인슈회장 등 부실기업주가 탈세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인기가수 김건모(金建模)와 신승훈(申昇勳)씨는 사지도 않은 의상비를 비용으로 처리해 탈세 혐의로 고발됐다.

6일 국세청은 조세범처벌법을 위반한 부실기업주 5명 등 17명과 9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고 조세범처벌법 이외의 법률을 어긴 5명을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취임 이후 여러차례 음성불로소득자에 대한 엄중한 과세를 지시함에 따라 이날 사상 처음으로 탈세한 악덕 부실기업주 등의 명단을 공개했다.

봉태열(奉泰烈)국세청조사국장은 “조세범처벌법 이외의 다른 법률 위반자 5명은 해당법 위반여부가 불확실해 명단을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모두 세금 1백24억9천4백만원을 포탈했으며 국세청은 가산세 등을 포함, 5백21억1천4백만원을 추징했다.

이창재회장은 고려종금이 지난해 12월 2일 업무정지를 당해 주가가 1주당 5백40원으로 급락하자 고려통상이 고려종금 주식 1백55만주를 업무정지일 이전에 1주당 6천7백60원에 사들인 것처럼 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이 가운데 1백20만주를 계열사인 중앙물산㈜에 주당 5백40원에 넘겨 약 75억원의 투자자산 처분손실을 발생시켜 법인세 20억9천만원을 포탈했다고 국세청은 밝혔다.

가수 김건모씨는 영화출연료 등 수입금액 일부를 신고하지 않고 허위 영수증을 첨부해 실제 구입하지 않은 의상을 구입한것처럼 경비로 처리하는등 94∼96년 소득세 2억6천7백만원을 탈세했다.

신승훈씨도 이 기간 같은 방법으로 가공 경비를 올려 3억8백만원의 소득세를 포탈했다.

이밖에 고발된 사람은 이태복(李泰馥)㈜금경대표이사, 유치호(柳治浩)㈜천일약품대표이사, 사맹석(史孟錫)㈜라인음향대표이사, 부동산임대업 및 사채업자 신정하(辛鼎夏)씨, 이정임(李正任)호남전력통신조명유통대표이사, 박인목(朴寅穆)㈜범아기공대표이사, 박광춘(朴光春)대창공업대표, 이정수(李正修)중앙농자재㈜대표이사, 손인영(孫仁英)삼화양돈대표 등이다.

박광춘대창공업대표와 손인영삼화양돈대표는 탈세 외에 축사관련 업체를 운영하면서 농민들에게 실제 대금보다 많은 허위영수증을 떼 줘 축산발전기금 융자금의 낭비를 초래했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이태복㈜금경대표이사와 유치호㈜천일약품대표이사는 가짜 세금계산서로 원가를 과다계상하거나 판매단가를 과소계상하는 방법으로 법인세 등을 포탈했다.

사맹석㈜라인음향대표이사는 음반 기획용역료 등 원가를 허위로 부풀려 법인세 등 8억7천8백만원을 탈세했다.

〈백우진기자〉woo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