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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제 생각은요]병아리의 죽음

입력 | 1998-06-15 19:53:00


병아리 ‘고구려’가 오늘 화장실에서 비통하게 최후를 맞았다.

아침에 일어나 고구려와 놀다가 화장실에 넣어놓고 만화를 보았다. 만화를 보는 동안 삐약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이상했다. 만화를 다 보고 화장실로 가보니 고구려가 변기통에 빠져 죽은 채 둥둥 떠 있었다.

처음 보았을 때는 너무 섬뜩해서 뒷걸음질을 쳤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버지 어머니 누나에게 고구려의 죽음을 알렸다.

아버지께선 “똘똘했는데…”라고 말씀만 하셨지 슬픈 기색은 없었다. 나는 저녁까지 슬펐다.

가장 슬픈 이유는 언제나 함께 놀 수 있는 친구였기 때문이다. 고구려는 무려 7백년 동안이나 있었던 나라이니 강하다는 뜻도 있고 오래 산다는 뜻도 있어 지은 이름이다. 고구려는 나와 같은 ‘고’ 씨로 성격도 비슷했다.

한가지 의문이 있다. 바닥에서 변기 입구까지는 고구려가 올라갈 수 없다. 이 사건은 셜록 홈즈라도 풀 수 없을 것이다.

이제 만화를 되도록이면 보지 않겠다.

고종석(서울 역촌초등학교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