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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백화점업계 『할인점진출 할까? 말까?』

입력 | 1998-06-11 19:22:00


‘할인점사업 어떻게 해야 하나.’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이 할인점 사업을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유통업계의 거대한 물결인 할인점을 아예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 그러나 한편으론 한국시장에 몰려드는 막강한 외국계 할인점의 공세가 두렵다. 그래서 할인점에 군침을 흘리면서도 과연 투자를 해야할지, 또 얼마나 돈을 써야 할지를 쉽게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전국 광역시마다 할인점을 세우기로 했던 ‘비전 2001년’ 계획을 최근 전면보류했다.

“할인점을 기왕 하려면 전국적인 점포망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가 과연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외국계와 제대로 경쟁할 수 있을지….”

현대 관계자는 “그래서 지금은 할인점 진출에 대해 관망중이다”고 말한다.

롯데도 2003년까지 35개 할인점을 오픈한다는 게 당초 계획. 신격호(辛格浩)회장으로부터 “왜 할인점 진출 시기를 놓쳤느냐”는 꾸지람을 들은 경영진이 부랴 부랴 할인점 진출 플랜을 세웠지만 지금은 이를 크게 축소한 상태.

반면 일찌감치 할인점에 뛰어든 신세계백화점은 상대적으로 마음을 굳힌 상태. “장기적으로 백화점은 사양산업”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E마트를 급속히 확장하고 있다.

신세계도 고민스럽다. 롯데가 최근 그랜드를 인수하고 현대가 지방 업체들과 합작하는 등 백화점 부문에서 공격경영에 나서자 여기에 적잖이 신경이 쓰이는 탓이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