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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은 누가 하나?]政爭…한건주의…복지부동…

입력 | 1998-05-11 19:46:00


새 정부가 출범한지 70여일이 지났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한국을 외면하고 있다.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는 11일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중에서 한 단계 더 내렸다.

외국인들은 새로운 투자는커녕 5월들어 증시에서 속속 빠져나가 주가 폭락을 주도하고 있다.

적지 않은 국내외 예측기관들은 한국의 국가신인도가 ‘투자적격’으로 개선되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외국자본의 추가 이탈 등으로 또다시 환율폭등과 외환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경고되고 있다.

8∼9월 경제대란설이 시중에 난무하고 있다.

정치권 정부 금융기관 기업 노동계 등의 기득권 집착과 고통분담 외면이 경제개혁의 진통과 혼선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구조조정의 충격을 될수록 줄이면서 구조조정의 효과를 조기에 높이기 위해서는 관련주체들이 지혜와 힘을 최대한 모아야 하는데도 저마다 ‘나는 빼고’ 개혁을 외치고 있다는 얘기다.

정치권은 지방자치단체 선거 등 당리당략에 매달려 경제관련법안 처리 등을 외면한 채 정쟁을 일삼아 ‘외국인 내쫓기’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정치적 주문을 남발, 오히려 정책 혼선을 부채질한다.

개혁중심세력이 돼야 할 행정부는 공공부문 개혁에 소극적이며 많은 관료는 ‘복지부동’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소리가 정부내에서조차 나온다.

경제팀의 고위책임자들은 정책의 ‘한건주의’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기업들은 정부의 압박에 못이겨 구조조정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자발적 실천의지를 의심케 하는 행태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금융권도 현실성 있는 경영개선방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특별퇴직금 타령이나 하는 등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는 “고통을 전담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과격시위가 대외신인도 회복과 위기극복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솔직히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부 부유층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의 무풍지대에서 오히려 금융소득 증가의 단꿈에 빠져 여전히 비정상 소비관행을 보이고 있다.

위기가 지속되는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경제주체가 스스로 개혁대상임을 인식하고 고통을 함께 나누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임규진·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