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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국민과의 대화]『월급 뜻있게 쓸터』

입력 | 1998-01-19 07:46:00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경제위기극복을 위해 솔선수범하겠으며 신변관리도 철저히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는 대체로 서민들이 고통을 더 받고 윗사람은 말로만 끝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대통령에 취임하면 월급을 반납하거나 삭감할 용의가 없느냐”는 질문에 즉시 “그럴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얘기가 나올 줄 알았으면 이 자리에 안나올 걸 그랬다”고 농담을 한 뒤 “아직 월급이 얼마인지도 모르지만 대통령에 취임해 월급을 받으면 어떻게 뜻있게 쓸 것인지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차기대통령은 또 드라마 ‘용의 눈물’에서 태종 이방원 역을 맡고 있는 탤런트 유동근씨가 드라마에서의 친인척발호 등을 예로 들며 친인척관리방안을 묻자 “친인척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경계해야 할 문제”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친인척의 부당행위 등을 금지하는 삼금법(三禁法)을 이미 국회에제출해 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제 친척들은 수십년 동안 박해받고 사업도 못하고 직장에서 쫓겨났기 때문인지 이제 그것만이라도 풀려서 살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저도 잘하겠지만 친인척들도 잘할 것이니 큰 걱정 안하셔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차기대통령은 친인척관리문제와 관련, 그동안에도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전례를 되풀이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겠다고 누차 밝혀 왔다. 그는 이어 대통령 사진을 각 부처 사무실에 걸지 말고 ‘각하’라는 용어도 사용하지 말 것을 지시한데 대해 “이제는 권위주의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그래야 민주주의가 정착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자님도 말의 표현이 중요하다고 했다”면서 “평상시 호칭은 상관없지만 앞에 대놓고 부를 때가 문제인데 그때는 ‘대통령님’이라고 부르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와 관련, “미국에서는 ‘미스터 대통령’이라고 하는데 ‘미스터’가 바로 ‘님’이라는 말”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 사진 게시문제에 대해서는 “해외공관의 경우는 할 수 없이 사진을 걸어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내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무엇하러 거느냐”고 반문, 폭소를 자아냈다. 김차기대통령은 이어 “대통령재임중 존경받는 것 같다가 감옥에 가는 허망한 일을 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는 재임중 칭찬받기보다는 퇴임후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세상을 떴을 때 젊은이들이 그리워하고 존경하는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고 싶다”고 말을 맺었다. 〈최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