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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김경달/『늦은 감 있지만…』

입력 | 1998-01-07 20:03:00


7일 오전 11시반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한 중국음식점 별관. 이기호(李起浩)노동부장관을 비롯한 노사행정 책임자와 재야 노동계를 대표해온 민주노총의 배석범위원장직무대리 등 민노총 간부 20명이 처음으로 자리를 같이 했다. 먼저 도착한 이장관과 배위원장직대가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나누며 새해인사를 건넸고 이어 단병호금속연맹위원장 등 산별노조위원장 20여명이 “생소한 곳이라서…”라고 늦은 걸 미안해하며 속속 도착했다. 시종일관 화합분위기를 강조한 이날 좌중에는 간간이 폭소가 터지기도 했지만 팽팽한 긴장감이 군데군데 배어 있었다. 이장관의 손을 맞잡은 이재규 전국일용직노동자협의회위원장은 “실직문제에서 가장 소외되고 혹사당하는 사람은 건설직 노동자”라며 “우리 건설인들은 집을 잘 짓기도 하지만 철거도 잘 합니다. 정부정책이 잘못되면 노동부건물을 철거하러 달려갈 겁니다”라고 ‘뼈있는’ 인사말을 건넸다. 이날 양측은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려면 무엇보다 노사행정과 사용자 노동계의 신뢰회복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지만 해석은 달랐다. “노동부도 애로가 많습니다. 노동자의 권익신장을 위해 순수한 열정으로 일해준 위원장과 각 산별노조위원장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일단 털어놓고 얘기했으면 합니다. 우리도 노동계가 극단적으로 자기 고집만 내세우지는 않는다는 걸 이미 알고 있습니다.” “경제파탄에 대한 원인규명 및 책임소재를 가려야 합니다. 그동안 법을 넘나들며 여러가지 특혜를 누린 재벌의 각성과 일대혁신은 물론 실질적 고통분담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양측은 앞으로 정례적인 모임을 갖기로 합의한 뒤 모임을 마쳤다. 〈김경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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