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테니스계는 피트 샘프러스(26·미국)와 마르티나 힝기스(17·스위스)가 남녀 단식에서 최강의 지위를 굳힌 가운데 무명에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신진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호주오픈과 윔블던 우승을 포함해 올해 8개의 단식 타이틀을 거머쥔 샘프러스는 70년대 지미 코너스에 이어 두번째로 5년 연속 연말랭킹 세계1위를 기록했다.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통산 10차례 정상에 오른 샘프러스의 내년 목표는 로이 에머슨이 보유하고 있는 그랜드슬램대회 최다 우승기록(12회) 경신과 생애 처음 프랑스오픈 정상에 오르는 것. 샘프러스는 지금까지 그랜드슬램대회에서 10회 우승, 기록 경신을 3회 남겨놓고 있어 내년 시즌 이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 프랑스 오픈을 제외한 3개의 그랜드슬램대회를 휩쓸고 75승5패라는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한 힝기스는 12차례 단식 챔피언에 오르며 올해 3백40만달러(약51억원)를 벌어 최고의 해를 보냈다. 그러나 최연소의 나이로 「테니스의 여왕」에 등극한 힝기스에게는 무릎부상으로 호주오픈 이후 코트에 서지 못한 「테니스의 여제」 슈테피 그라프(독일)와의 진검 승부가 과제로 남아있다. 올해는 무명에서 단숨에 톱랭커에 이름을 올린 새별들이 유난히 많았다. ATP투어대회에서 단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은 강호들을 잇따라 잠재우며 프랑스 오픈 패권을 차지해 세계를 놀라게 했고 타이틀과는 인연이 없었던 패트릭 라프터(호주)는 특유의 공격 테니스로 US오픈 챔피언에 올랐다. 그랜드슬램대회에서 우승은 못했지만 리턴샷의 1인자 요나스 비욜크만(스웨덴)은 시즌초 69위에서 연말엔 4위로 수직상승했고 영국 테니스의 부활을 주도한 그렉 루세드스키도 광속서브 하나로 톱스타의 반열에 섰다. 한편 인기 스타 안드레 아가시(27·미국)가 세계랭킹 1백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과 노장 보리스 베커(30·독일)가 그랜드슬램 은퇴를 선언한 것도 빠뜨릴 수 없는 올 테니스계의 빅 뉴스. 여자부에선 힝기스에 이어 「10대들의 반란」이 줄을 이었다. 이바 마욜리(크로아티아)는 만 20세를 두달 앞두고 프랑스오픈에서 힝기스에게 올시즌 첫 패배를 안기며 우승했고 여자 테니스의 타이거 우즈라 불리는 비너스 윌리엄스(17·미국)는 시드배정을 받지않은 여자선수로는 최초로 US오픈 결승에 올랐다. 〈배극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