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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심 경제운용,한국금융위기 원인』…佛언론들 분석

입력 | 1997-12-26 20:09:00


한국의 금융위기를 보는 세계의 시각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미국이나 영국은 금융부문의 낙후성에 주목하는 반면 프랑스는 재벌중심의 경제운용 자체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의 파산위기에 대한 최근 프랑스 언론의 분석은 거의 모든 책임을 재벌에 돌리고 있다. 개혁미비로 인한 금융부문의 낙후성 마저도 정치와 유착된 재벌중심의 경제체제가 파생시킨 결과물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시사주간지 누벨 옵세르바퇴르는 25일자에서 위기의 주범으로 30대 재벌을 지목하고 독선적이고 무책임한 족벌 경영과 이를 방치한 정부가 『불과 며칠만에 국민총생산의 절반을 잃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잡지는 재벌들의 투자결정이 시장원리를 무시한채 총수의 의지만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포화상태에 이른 자동차시장에 삼성그룹이 뛰어든 것을 예로 들었다. 시장에 대한 면밀한 검토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정치자금을 제공, 무한대의 은행빚을 얻어 썼고 이로 인해 우수한 노동력과 숙련기술자, 진취적인 영업 등 한국경제가 가진 강점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파산으로 몰고 갔다는 것이다. 국립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인 장 라파엘 샤포니에르는 르 몽드에 기고한 기고문을 통해 경제규모가 커진 80년대 이후 재벌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이 줄어든 반면 재벌들은 60, 70년대식의 경영을 계속해왔다고 비판했다. 시장원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광란적 투자계획」과 이에 대한 타당성 검토조차없이 돈을 빌려준 은행 등 낙후된 재벌중심의 경제를 고집해온 성장모델이 파국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파리〓김상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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