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테러」. 98프랑스월드컵축구 대회조직위원회가 안고 있는 두 가지 골칫거리다. 지난 5일의 조추첨식에서 극성관중이 경비진을 뚫고 추첨장인 마르세유 벨로드롬경기장으로 난입했고 근처에서 폭발물까지 발견됐다. 대회조직위는 그동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축구장의 난동꾼인 「훌리건」을 막기 위해 경기장에 펜스를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국제축구연맹(FIFA)과 팽팽한 대결을 벌여왔다. 훌리건의 본산은 잉글랜드. 잉글랜드의 광적인 축구팬인 훌리건은 7천명에 이른다. 지금은 잉글랜드뿐 아니라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각지로 확산된 상태. 85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벌어진 유럽챔피언스컵 축구선수권대회 유벤투스(이탈리아) 대 리버풀(잉글랜드)의 결승 경기에서 양국의 훌리건들이 충돌, 39명이 숨진 것이 그 예. 대회조직위는 최근 『경기장에 펜스를 설치하는 대신 홈을 파서 안전 장치를 강구하라』는 FIFA의 권고를 받아들여 10군데의 경기장중 8곳의 펜스를 제거했지만 조추첨식에서 관중이 난입하는 사태가 일어나자 펜스의 필요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테러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프랑스월드컵 기간중에는 외국인 50만명을 포함, 2백50만명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세계의 눈이 프랑스에 집중돼 테러 집단들이 준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애틀랜타올림픽에서도 경기장 근처 공원에서 폭발물이 터져 사상자가 발생한 적이 있어 프랑스정부와 대회조직위를 긴장시키고 있다. 〈권순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