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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왜 자꾸 오르나]IMF자금,달러값 안정엔 태부족

입력 | 1997-12-09 20:25:00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 구제자금에도 불구하고 달러값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IMF 구제금융만 들어오면 달러를 사기 위한 긴 행렬이 끊길 줄 알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영 딴판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공급보다 수요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국내에 풀리는 IMF자금은 최근 한국은행 금고에 예치된 55억달러 등 내년초까지 기껏해야 1백억달러. 이 금액은 우리나라가 당장 한달내에 갚아야할 외채규모(1백억달러)와 맞먹으며 1년 이내에 갚아야할 단기외채규모 1천억달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 이런 가운데 국내 외환사정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외국 금융기관들이 외화를 빌려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연말 자기자본비율(BIS)을 맞추기 위해 대출금 회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외국은행들은 대기업의 연쇄부도와 금융기관의 부실화에 따라 한국 금융시장이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산업의 지각변동이 끝날 때쯤, 즉 어떤 은행이 괜찮고 어떤 은행이 정리될지 금융시장 판도가 확연히 드러날때 달러화를 꿔줄 태세다. 대부분 국내 시중은행들은 한은의 외환보유고에 기대고 있고 국내 외환시장 달러화는 종금사들이 싹쓸이하고 있다. 연말이면 으레 로열티 송금, 은행의 해외지점 송금, 기업체 결제자금 수요 등이 한꺼번에 몰려 환율상승을 부추긴다. 한은은 국내 외환시장에 내놓을 달러가 모자란다며 손을 놓고 있다. 심리적인 요인도 가세한다. 달러화 사재기심리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수출업체들은 대금으로 들어온 달러화를 품속에 꼭 껴안고 있다. 시장에 팔려고 내놓았다가는 사장실에서 당장 불호령이 떨어진다는게 해외영업 담당자의 귀띔이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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