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대한 구제금융지원 합의에서 보듯 국제통화기금(IMF)이 각국 민간 경제부문 단속에 점점 큰 역할을 하게 됨에 따라 이 기구가 미국식 자본주의의 분명한 옹호자가 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지가 8일 지적했다. 타임스는 『최근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발생한 금융위기는 IMF의 역할 증대에 커다란 전환점이 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타임스지는 미국식 자본주의는 자유 시장 경제에 토대를 두고 사업결정과정에서 정부간섭을 줄이며 개방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때문에 IMF는 미국정책의 앞잡이로서 뿐만 아니라 폐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아시아 국가에는 파괴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지는 『50년이 넘도록 IMF는 경제위기에 빠진 국가에 대해 긴축정책을 강요했지만 지난주 한국에 요구한 정책은 전례 없이 강도가 높은 것으로 세계 최대 경제국중 하나인 한국의 일상적인 활동에까지 그 범위가 미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IMF는 이자율 인상 등 전통적인 처방과 함께 한국내의 강력한 저항을 극복하고 정부와 밀접한 협의를 하고 있는 자동차 조선 철강 등 기간산업의 경우에서 볼 수 있는 한국 사업문화의 전반적 변화를 위해 더 강력한 조치를 촉구할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타임스지는 한국에 사상 최대의 지원이 이뤄진데 이어 일본과 러시아 브라질 등이 IMF의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어서 미국내 많은 전문가들은 향후 IMF의 지원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이규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