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9개종금사 영업정지 파장]기업들,어음회수 우려 긴장

입력 | 1997-12-02 20:03:00


재정경제원이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에 밀려 전격적으로 내린 9개 종합금융사에 대한 영업정지 명령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환율과 금리가 폭등세로 치솟고 주가도 바닥을 모른 채 폭락하는 등 전체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또 종금사 예금고객들은 지점이 개설돼 있는 서울 명동 등으로 몰려나와 예금인출을 요구하는 등 극도의 혼란상태가 빚어졌다. 이여파는일부 시중은행으로 파급되고 있다. 종금사에서 돈을 빌려 쓴 기업들도 자금난에 빠진 종금사의 빚독촉이 재개될 것으로 우려, 초긴장상태다. ▼은행으로 파장 확산〓9개 종금사가 지급보증한 기업어음(CP)을 매입한 시중은행들은 원금을 떼일까봐 불안해 하고 있다. 최근 은행장들이 종금사 매출CP에 대해 일정 기간 연장해주기로 결의했지만 거래 종금사의 영업중단 조치로 상황이 1백80도 달라졌다면서 회수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기에다 일부 시중은행은 종금사 예금인출 사태 여파로 중도해지를 요구하는 고객이 급증하자 「정부의 원리금 보장」을 알리면서 설득하느라 업무를 제대로 처리할 수 없는 상황. ▼금융시장 대혼란〓자금시장은 종금사 영업중단 조치로 채권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등 공황상태에 빠졌다. 기업이 발행한 CP가 종금사에서 제대로 할인되지 않아 CP금리가 치솟았으며 이 여파는 장기물인 회사채 금리를 천정부지로 치솟게 했다. 대우증권 채권팀관계자는 『일부 종금사의 영업중단 조치는 예상했지만 실제로 조치가 내려지자 자금시장은 극도의 혼란상태에 빠졌다』며 『손해를 보더라도 CP와 회사채 등 채권은 매입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급한 기업〓9개 종금사와 거래하고 있는 기업들은 이번 조치로 어음회수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 전전긍긍. K사 자금부장은 이날 은행감독원에 전화를 걸어 『만기도래 어음의 추심과 채권회수 업무는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는데 이럴 경우 무차별적인 어음회수가 있지 않겠느냐』며 『그럴 경우 우리 회사는 부도난다』며대책을 하소연했다. B사 자금담당 임원은 『거래 종금사의 영업중단 조치로 단기자금 조달 창구가 봉쇄됐다』며 『자금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새 금융기관을 구하기도 힘들고 거래를 시작한다 해도 어느 종금사가 우리에게 돈을 주겠느냐』며 답답해 했다. ▼불안한 개인고객〓종금사에 대한 예금보험기구인 신용관리기금의 재원은 2천억원. 이 정도 자금으로는 1개 종금사의 예금을 보호하는 데도 역부족이다. 정부는 3년간 원리금지급 보장을 선언한 만큼 일단 국채를 발행, 이를 한국은행에 일괄 인수시킨 뒤 이 자금을 신용관리기금에 출연해 부실 종금사에 가입한 고객의 원리금 지급에 충당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채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국회를 열어 추가경정 예산안을 통과시켜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에 따라 9개 종금사의 원리금 지급은 업무정지 기간까지 최소한 1개월 이상 묶일 가능성이 높다. 추경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면 더욱 지연될 수도 있다. 재경원은 예금지급이 정지되는 기간의 이자도 지급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인출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고객들은 재경원의 방침에 반신반의하는 등 강한 불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강운·백우진기자〉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