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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한국 금융지원 IMF통해서만』,자금부담 줄이기 속셈

입력 | 1997-11-21 19:48:00


한국의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자금지원과 관련한 미국의 일관된 입장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지원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직접 지원받는 방식을 희망했지만 미국 관계자들은 『한국에 대한 지원은 IMF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제경제 해결사 노릇을 하는 IMF는 누가 봐도 미국의 입김아래 있는 기구다. 출자지분에서 미국은 18.25%를 차지, 2위인 독일(5.7%)의 3배를 넘는다. 미국의 주도로 1947년 설립된 IMF는 워싱턴에 본부가 있으며 총재 선임에서도 미국의 뜻이 거의 관철된다. 미국이 금융위기국가에 직접 지원 대신 IMF를 앞세우려는 데는 이유가 있다. IMF를 통할 경우 무엇보다 미국의 자금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 다른 국제기구들이 돈을 나눠내기 때문이다. 또 같은 돈이라도 국제기구를 통해 주는 쪽이 아무래도 한국의 신뢰도회복에 유리하며 미국 입장에서는 그만큼 돈을 떼일 염려가 줄어든다. 일본이 『IMF를 통해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이유다. 미국은 또 돈을 꿔주는 조건으로 직접 한국에 경제정책 수정을 요구할 경우 내정간섭 논쟁을 일으켜 반미감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IMF를 통할 경우 한국에 대한 거시경제목표 수정, 재정긴축, 금융개방, 임금억제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 요구는 자연스러워진다. 〈허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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