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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경제팀 출범/배경-당면과제]정부 적극 시장개입 예상

입력 | 1997-11-19 20:04:00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19일 강경식(姜慶植)부총리와 김인호(金仁浩)대통령 경제수석 등 경제사령탑을 전격경질한 것은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는 경제상황을 진정하기 위한 고육책(苦肉策)으로서의 성격이 짙다고 할 수 있다. 김대통령은 그동안 재계 등의 끈질긴 경제팀 경질여론에도 불구하고 「강―김 라인」이 견지해온 시장의 자율기능 회복을 통한 경제회생처방을 적극 옹호해왔다. 실제로 김대통령은 18일 금융개혁법안의 국회통과가 무산된 직후 강부총리와 김수석이 거듭 사의를 표명했을 때까지만 해도 만류입장을 보였으나 이날 밤 전격적으로 결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국난(國難)으로 불릴 만큼 심각한 경제위기가 가속되는 데 제동을 걸기 위해서는 경제팀 경질을 통한 분위기 쇄신이 불가피했다』고배경을 설명했다. 경제팀의 경질은 또 「강―김 라인」이 두 사람 모두 옛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경제전반을 보는 폭넓은 시각과 논리는 갖추고 있으나 실물쪽에 대한 이해부족 때문에 순발력있는 대응이 늦었으며 금융위기 초래 등 실책에 대한 인책의성격도 적지 않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부총리 후보로 중진급인사와 실무형의 추진력있는 인사를 복수안으로 올렸으나 김대통령은 단기적인 위기수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임창열(林昌烈)통상산업부장관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임부총리는 실물금융에 정통한 데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에서 근무하는 등 국제적인 감각도 아울러 갖추고 있어 현 위기상황에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경제수석에 발탁된 김영섭(金永燮)관세청장은 임부총리의 천거가 있었고 옛 재무부출신으로 임부총리와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기용됐다. 청와대측은 새 경제팀의 성격에 대해 「금융 외환문제 등 국가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비상경제팀」이라고 규정했다. 임부총리는 이날 『국민이 중장기적으로는 경제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불안감을 갖고 있다』며 『무엇보다 단기적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역점을 두어 경제정책을 펴나가겠다』고 김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현정부 들어 일곱번째 경제팀인 임부총리와 김수석은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과 실물경제를 중시하는 노선이어서 시장경제기능을 중시했던 종전 경제팀과는 달리 적극적인 경제회생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임부총리가 「국가부도」사태를 단기간내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외채중 60% 이상이 단기채무인 상황에서 연내 만기도래하거나 상환을 요구받게 되는 수백억달러를 재연장하거나 다른 데서 차입해 갚아야 하는 문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 게다가 20조원 이상의 부실채권을 걸머지고 신음하는 은행권의 경영난을 해결해야 하고 기업의 연쇄도산도 막아야 한다. 새 경제팀은 우선 급한대로 외환위기와 은행부도를 막아 기초체력을 회복한 뒤 구조조정 등 근본치유책은 차기정권에 넘겨야 한다고 경제계는 지적한다. 〈이동관·임규진·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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