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김윤환(金潤煥)선대위원장이 18일 경남지역필승결의대회장에서 『우리가 남이가』라며 「영남권 대동단결론」을 외치자 정치권은 벌집쑤신 듯 시끄러워졌다.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측은 19일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부추겼다』고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선 반면 신한국당측은 『괜한 트집』이라며 맞섰다.》 ○…국민회의는 이날 열린 필승전략회의에서 김윤환선대위원장의 발언을 반국민적 반시대적 반민족적 망언으로 규정하고 정면돌파하기로 결의했다. 지난 92년 부산초원복국집 사건 때처럼 단순히 표만 생각하면 역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우회하지 않고 일종의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의지다. 김영환(金榮煥)총재비서실차장은 『우리는 영남권의 양식있는 유권자와 수도권 지식인들에게 호소하는 방법으로 지역주의를 정면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의를 주재한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도 『신한국당이 꺼내든 「우리가 남이가」전략은 영남인의 자존심을 모독하는 비겁한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국민회의는 신한국당측의 잇따른 지역감정 조장발언은 최선대위원장이 8인 기획위원회와 함께 기획한 「4단계 시나리오」, 즉 「1단계 지역감정 조장→2단계 건강시비→3단계 이인제(李仁濟)후보 주저앉히기→4단계 용공음해」라는 시나리오의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신당 관계자들은 김선대위원장의 발언은 「DJ비자금 폭로」 때 경제가 결딴나도 좋다는 태도로 기업명단을 공개한 것처럼 나라가 어떻게 되든 지지율만 끌어올리고 보자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라고 강력하게 성토했다. 김충근(金忠根)수석부대변인은 『신한국당은 아들 병역문제로 당선불가 판정이 난 이회창후보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망국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건 결코 당선될 수 없는 사람을 억지로 끌어올려 보려는 무리수에 불과할 뿐』이라고 힐난했다. ○…신한국당측은 TK(대구 경북)에 이어 PK(부산 경남)지역에서도 이회창후보의 지지율이 상승무드를 타면서 영남표가 쏠리는 현상이 벌어지자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이 말꼬리를 잡고 「트집잡기」를 한다며 일축하는 분위기다. 김선대위원장의 한 측근은 『정치인 가운데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비영남후보론」을 주창하며 몸으로 실천한 사람은 김위원장밖에 없지 않느냐』며 『당원들을 상대로 한 행사에서 한 말이 와전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그러나 통일에 앞서 영호남 화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데 대선전략 차원에서 지역감정을 부추긴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는 자성론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