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미한 대선(大選)정국이 계속되면서 유명 역술인이나 무속인을 찾는 정치인들의 발길이 분주하다.역술인과 무속인들에 따르면 92년 대선 때에 비해 정치인 손님이 5,6배 늘었고 특히 혼미한 정국 탓인지 여권 인사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 신한국당의 한 중진의원은 10월 중순 단골 역술인을 찾아가 『당신 말을 듣고 당내 경선 때 이회창(李會昌)후보를 밀었는데 왜 이렇게 이후보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거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그 역술인에게서 『좀 더 지켜보면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반신반의하다 최근 이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역시」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국회의원 80여명이 단골이라는 역술인 오모씨는 『이인제(李仁濟)후보의 국민신당에서 입당제의를 받고 「김심(金心·김영삼대통령의 의중)」이 어디에 있는지를 물어오는 여권 인사도 많았다』고 말했다.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가 여론조사 결과 1위를 달리자 『지금이라도 DJ편이 되는 게 정치적으로 유리하겠느냐』고 묻는 호남지역 여권 인사가 특히 많은 것도 새로운 현상이라는 게 오씨의 귀띔.한편 국민회의측 인사들은 『지금 판세를 깰 위험요소는 없느냐』 『후보가 뭘 조심해야 하느냐』 등 「여론조사 1위 고수」에만 관심을 갖는 반면 자민련 인사 중에는 진로를 고민하는 경우가 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련의 한 유력인사는 DJP연대가 성사된 뒤 무속인 김모씨에게 「DJP연대의 성공과 내각제 개헌 가능성」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형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