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美MS제작 컴퓨터게임 『가야는 日식민지』

입력 | 1997-11-03 19:32:00


세계적인 소프트웨어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삼국시대 한반도 남부를 일본의 식민지라고 주장하는 일본의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설을 토대로 게임소프트웨어를 제작, 큰 물의를 빚고 있다. MS사 지난달말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출시한 역사시뮬레이션게임인 「제국의 시대(AgeOf Empire)」는 과거 가야지역의 땅을 일본 야마토(大和)왕조의 식민지(Colony)로 표현하고 있다. 이 게임은 일본 이집트 바빌로니아 그리스 4개국의 영토확장 역사에 근거해 만든 것으로 세계 게임시장의 석권을 노리는 MS의 야심작. 문제가 된 부분은 일본의 야마토왕조편 6장 게임설명문으로 「신라가 백제를 공격하면 야마토왕조의 식민지(가야지역)가 피해를 볼 우려가 있으니 백제를 도와 신라의 공격을 막아라」라고 되어있다. 또 다음장에서는 「중국의 당나라가 한반도를 침입, 식민지의 안전이 위협을 받고 있으니 당나라의 공격에서 식민지를 구하라」고 명시되어 있다. 고려대 한국사학과 최광식(崔光植)교수는 『이 게임의 시나리오는 5,6세기 삼국시대때 일본이 가야인근 지역에 임나일본부를 두어 한반도 남부를 식민통치했다는 일본의 임나일본부설을 그대로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이 게임의 심의를 마친 우리 공연예술진흥협의회는 문제가 된 일본 야마토왕조편의 6장과 7장을 삭제, 재심의를 받도록 수입사인 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에 통보했다. 공연예술진흥협의회 뉴미디어심의부의 박태순씨는 『국내에서는 문제의 부분이 삭제되어 나가지만 이 게임이 전 세계에 출시되기 때문에 미국 유럽 등의 청소년들은 고대 한국을 일본의 식민지로 보게 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박영목과장은 『국내에는 12월경 출시 예정인데 그 전에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하겠다』며 『제삼국에서도 이 대목을 볼 수 없도록 원판에서 삭제할 것을 미국 본사에 강력하게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 최교수는 『미국이 한국고대사를 보는 시각이 일본사료에 근거를 두고 있어 발생하는 이같은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최근에는 이처럼 왜곡된 시각이 인터넷 게임 등에 많이 파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현진기자〉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