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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은 단막극을 보는 날. 가을개편이후 비슷한 시간대에 집중 편성된 단막극을 둘러싸고 TV 3사의 「단막극 신경전」이 한창이다. KBS가 단막극인 2TV 「금요극장」(밤9.50)을 「베스트극장」(금 밤9.55) 시간대에 맞편성하자 터주를 자처해온 MBC측은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게다가 일요일에 방영해 온 SBS 「70분드라마」(밤8.50)마저 비슷한 시간대로 옮기자 MBC측은 『함께 망하자는 게 아니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는 반응. 개편 때마다 되풀이되는 맞편성 시비지만 이번 신경전이 유난히 날카로운 것은 단막극이 지닌 특성과 고비용 때문이다. 드라마 PD들은 방송사마다 10여편이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속에서 단막극은 드라마의 품질을 유지하는 유일한 장치라고 입을 모은다.「납품기일(방영시간)」에 맞추기 위해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드는 일일극 미니시리즈 주간연속극에 비해 시간여유를 갖고 완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신인 연출자와 작가를 발굴하고 유능한 외부 인력을 활용하는 장점도 있다. KBS 「길위의 날들」 SBS 「촛불켜는 사람들」 등 단막극이 국제 페스티벌에서 입상하는가 하면 MBC 「베스트극장」은 곧잘 시청률 10위권에 오르는 등 단막극에 대한 호응도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문제는 돈이다. 단막극 1회치 제작비는 출연자 개런티와 극본료, 인건비 등 직접제작비만 따져도 최하 4천만원에서 5천5백만원에 이른다. 비교적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다는 미니시리즈의 3천5백만원대를 훨씬 웃도는 수준. 이같은 고비용에 비해 10% 안팎의 낮은 시청률이 방송사 경영진과 드라마 PD간의 갈등을 낳고 있다. 그래서 KBS는 단막극 「드라마게임」을 「테마드라마」로 이름을 바꿨다가 지난 7월이후 슬그머니 편성표에서 빼 「자연사」를 유도했다. 그러나 『우리가 광고라도 유치해오겠다』는 일선 PD와 드라마국 간부의 아우성에 밀려 이번에 단막극을 부활시키게 됐다. 이같은 사정 때문에 KBS 내부에서조차 이번 단막극 신경전에 대해서는 『단막극 부활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맞편성은 공영방송의 정도가 아니다』는 비판적 의견이 많다. 반면 KBS측은 『「드라마게임」이 실패한 것은 일요일 밤에 편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라며 『금요일에 단막극이 몰리면 홍보효과는 물론 방송사간에 질높은 드라마 경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