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의 유럽단일통화 가입문제로 나라 안팎이 시끌벅적했다. 토니 블레어총리는 만약 영국이 단일통화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유럽에서 지도적 지위를 상실할 것이라는 주장에 귀가 솔깃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국민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할 경우 그는 영국에서 지도적 지위를 상실할 수도 있다. 단일통화에 가입한다 하더라도 영국이 유럽에서 반드시 지도적 위치에 설 것으로 블레어는 확신할 수 없다. 프랑스와 독일이 강력한 축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후 어느 영국 정치인도 시도는 했지만 두 나라의 관계를 자르지 못했다. 블레어총리로서는 지금, 아니면 다음 총선에 즈음해서 단일통화 가입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친다 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웨일스독자의회 구성을 위한 투표를 보자. 그의 인기가 절정에 달했을때 실시한 이 투표에서 노동당정부는 겨우 0.6%를 더 얻는데 그쳤다. 하물며 그의 인기가 더 떨어진데다 또 절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는 사안을 놓고 투표를 실시할 경우 어떻게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 만의 하나 승리한다 해도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있다. 예컨대 단일통화 가입을 위한 이자율 통일은 경기침체시 이를 더욱 악화시키면서 실업을 늘릴 것이다. 또 경기호황시는 이를 더욱 부채질해 원치않는 인플레를 유발할 수도 있다. 국민들은 어느 경우든 이같은 상황을 원치 않을 것이다. 정치인들은 여론을 멀리할 경우 가장 큰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는 점을 블레어총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리·런던〓이진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