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삼성의 97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은 역전과 역전을 거듭한 끝에 삼성이 6-4로 힘겹게 승리,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으나 양팀 모두 마무리 투수쪽에 큰 허점을 노출했다. 2연승 뒤에 2패를 당해 외나무 다리로 내몰린 LG는 무엇보다 믿었던 「특급 마무리」 이상훈이 홈런 한 방으로 무너져 큰 충격을 받았다. 올시즌 10승6패37세이브를 기록해 구원부문 신기록을 작성한 이상훈이지만 성급한 승부로 화를 자초했다. 지난 1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 이상훈은 4-1로 앞선 8회 구원등판했으나 신동주에게 3점홈런을 두들겨 맞는 등 4안타로 4실점, 4-5로 역전을 허용했다. 이상훈은 그날 9회말 터진 서용빈의 극적인 끝내기안타로 쑥스러운 승리투수가 됐지만 마무리투수로서 체면을 구겼다. 이상훈은 4차전에서도 4-3으로 앞선 7회 최익성에게 역전 2점홈런을 맞는 등 3점이나 뺏겨 LG에 뼈아픈 역전패를 안겼다. 시즌내내 소방수 역할을 다해 온 이상훈이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오히려 불 끄러 나왔다가 불을 지르고 만 셈이다. 4차전 승리투수가 된 삼성의 구원전문투수 김태한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컨디션 난조에 빠졌던 김태한은 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3경기연속 등판했으나 단 한번도 속시원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2차전에서 선발로 나섰던 김태한은 3이닝동안 3안타로 3실점한 뒤 강판당했고 3차전에서는 5-1로 8회 무사 1루에서 구원등판했지만 2점홈런과 3루타 등을 맞고 역시 3실점했다. 김태한은 4차전에서 호수비와 타선의 도움속에 승리투수가 됐지만 7회 잔뜩 긴장한 자세로 역전타를 허용하는 등 시즌때의 구위가 사려져 이상훈과 마찬가지로 벤치를 애태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