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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가치관 국제비교]『일보다 가족 중시』 늘었다

입력 | 1997-10-15 20:30:00


『일이 좀 밀려서 야근을 해야겠는데…』(부장)

『저는 오늘 가족과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는데요』(사원)

요즘 기업체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대화다. 대한상의가 92년에 이어 올해 4∼6월 직장인 1천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5일 발표한 「근로에 대한 가치관의 국제비교」는 90년대 후반에 크게 변화한 우리나라와 외국 근로자의 의식을 잘 대비해 보여준다.

먼저 한국은 일 가족 레저 지역사회 종교의 5개 항목 중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비율이 92년 39.8%에서 97년 38.8%로 낮아졌다. 대신 가족을 가장 중시하는 사람은 30.8%에서 32.1%로 늘었다.

1∼7의 점수를 주는 조사에서도 일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는 근로자가 64.8%에서 57.3%로 줄었다. 가장 하찮은 것이라는 응답은 0.4%에서 1.0%로 늘었다.

일의 상대적 경시는 여유를 즐기려는 욕구로 이어져 레저를 가장 중시하는 사람이 16.1%에서 16.9%로 늘었다. 요즘 주말마다 「단풍놀이 행락객」으로 고속도로와 국도가 만성 체증을 빚는 현상과 맞아 떨어진다.

일본의 경우 일을 가장 중시하는 사람이 82년 36%에서 91년 33%로 줄어든 반면 가족 최우선은 35%에서 37%로 늘었다. 특히 일본은 처음으로 가족 중시가 일 중시를 웃돌았다.

미국과 독일도 89년 현재 가족 최우선의 비중이 39%와 37%였고 일 최우선은 22%와 26%로 선진국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일보다 가족 중시」추세를 잘 보여준다.

반면 우리 근로자들은 점차 가족이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일본 미국 독일 근로자들과는 달리 아직도 일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고 여겨 선진국과 차이를 드러냈다.

또 우리 근로자들의 56%는 복권에 당첨되거나 거액의 재산을 상속받을 경우 「다른 일을 하겠다」고 응답, 마음 속에 「일확천금」의 기대감이 큰 것으로 풀이됐다. 「같은 일을 계속 하겠다」는 응답은 39%.

일본은 「같은 일을 계속 하겠다」(59%)는 반응이 「다른 일을 하겠다」(28%)는 응답보다 훨씬 많았다.

일의 의미(복수응답)에 대해 한국은 81%가 「나에게 맡겨진 것」이라는 응답을 한 반면 일본의 경우 「금전이 얻어지는 것」이란 응답이 77%로 가장 많아 좋은 대조를 보였다.

〈이 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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