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실시된 15일 오전. 이택석(李澤錫) 국회내무위원장의 인사말과 경찰청 업무보고에 이어 의원질의 시간이 되자 신한국당 박종우(朴宗雨)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했다. 『어제 있었던 추미애(秋美愛)의원의 발언문제를 마무리한 뒤 국정감사를 합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내무위의 국감도중 국민회의 추의원이 지정기탁금의 여당 독식문제를 거론하며 「깡패집단」이란 표현을 쓴 것을 문제삼고 나선 것. 『속기록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아무 반응이 없다. 여당을 깡패집단이라 표현해 놓고 어떻게 깡패나 조직폭력배를 잡는 경찰청에 대해 국정감사를 할 수 있나』 박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국민회의 유선호(柳宣浩)의원은 『양당 간사끼리 의논해서 해결키로 했다. 이 문제를 다시 끄집어내 국감을 중단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신한국당 김학원(金學元)의원과 추의원 등이 잇달아 발언신청을 하면서 전운(戰雲)이 감돌자 이위원장은 『정회시간에 조용히 처리하자』며 넘어가려 했다. 그러나 김의원은 같은 당 소속인 위원장에게 『왜 발언을 못하게 하느냐』며오히려 목소리를 높여 잠시 어색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어 국민회의 이기문(李基文)의원이 『깡패가 유흥업소에서 정기적으로 돈을 받는 것에 비유한 것일 뿐』이라고 맞받으면서 분위기는 더욱 격앙됐다. 『쓸데없는 소리 하고 있어. 그럼 (추의원은) 여자 깡패야』(김의원) 『말 조심해』(정균환·鄭均桓의원·국민회의) 『자 자, 조용히들 하세요』(위원장) 양당 의원들은 밀리면 안된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상대방에게 삿대질을 하며 목소리를 높이느라 30분을 허비했다. 간신히 흥분을 가라앉힌 뒤 질의가 시작되자 의원 30명 중 17명이 줄을 이어 국감장을 나가버렸다. 국정감사보다는 기세싸움에 열을 올리는 한심한 국감장이었다. 〈송상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