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趙淳)총재와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가 대선연대 가능성을 놓고 「기(氣)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전지사측은 조총재보다는 지지율이 높다는 것을 근거로 「이―조연대」를 생각하고 있고 조총재는 이전지사를 끌어들여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어깨를 겨룬다는 「3자정립론」을 꿈꾸고 있다. 모두 자신들을 중심으로 한 「흡수전략」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지사측은 물론 흡수전략이 따로 없다고 말하고 있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기준, 즉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인되는 국민지지율에 따라 후보단일화를 이루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전지사측에서 조총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집요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연대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전지사측은 어떤 식으로든 이달 중으로 「이―조연대」의 움직임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흘리고 있다.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지지율이 완만한 상승세를 타고 있고 조총재의 지지율은 계속 빠지고 있어 연대의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전지사측은 또 신한국당 서석재(徐錫宰)의원 등 민주계 및 민주당 소속의원과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조총재 참모진들의 개별접촉을 통해 「이―조연대」의 타당성을 설득하는 파상작전을 펴고 있다. 조총재의 주변을 먼저 포섭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조총재측은 연대론과 관련, 내부 혼선을 정리한 듯하다. 조총재는 일단 백기범(白基範)총괄특보의 정책보고 등을 토대로 조기연대론에 함구령을 내리고 국민회의 김대중, 신한국당 이회창총재와의 「3자 정립구도」를 11월 중순까지의 목표로 세웠다. 요컨대 이전지사의 지지율이 하락할 기미를 보이고 있으므로 차별화전략을 통해 지지율을 상승시키는데 주력한다는 것. 그러면서 조총재가 애초 구상대로 여야를 초월한 폭넓은 행보를 통해 앞으로 있을 연대논의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신한국당 서석재의원이 구상하고 있는 「4자 연대론」에도 자신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원재·정용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