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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 기타명인 세고비아 타계10돌 CD 2종 나와

입력 | 1997-09-19 07:53:00


스페인의 전설적인 기타 명인 안드레스 세고비아(1893∼1987)가 간지 10년. 올해 10주기를 맞아 그가 남긴 불후의 명연이 2종의 CD에 담겨 나왔다. EMI사는 1920년대부터 30년대에 걸쳐 녹음된 SP「유성기」음반을 CD로 복각해 내놓았고 MCA사는 60년대에 세고비아가 남긴 스테레오 녹음을 재발매했다. 『세고비아를 단순히 수많은 기타명인중 하나로 취급해선 안된다. 그는 자신의 명성과 기타라는 악기의 명성을 나란히 끌어올렸다』 오늘날 그를 평하는 기타리스트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이 표현대로 기타는 금세기 들어서야 「예술악기」의 하나로 바이올린 피아노와 나란히 서게 됐다. 스페인의 민속악기 정도로 취급받던 기타가 전세계인의 품에 안기게 된 것은 세고비아의 눈부신 기교와 연주활동에 힘입은 바 크다. 그는 기타소리가 다른 악기들에 비해 작았던 데 착안, 악기에 쓰이는 재질과 형태를 과감히 혁신해 큰 콘서트홀에서 또렷이 들릴 수 있을 정도로 음량을 키우기도 했다. 새로 선보인 두 앨범을 비교하면 30여년이라는 시대적 간격에도 불구하고 세고비아의 예술이 지닌 줄기가 변하지 않았음을 확연히 엿볼 수 있다. 세고비아는 선율보다 반주쪽의 음량을 크게 내세우고 밀고 당기는 속도변화(루바토)를 한계에 이르기까지 넓게 강조한다. 그의 손가락 기교는 오늘날의 대가들조차 흉내내기 힘들 정도로 정교해서 그가 지어내는 빠른 장식음은 녹음의 연도를 묻기 이전에 귀를 의심하게 한다. 한편 그처럼 소리 자체의 아름다움을 중시한 명인도 적지 않다. 손톱보다는 손끝의 굳은살을 이용해 둥근 소리를 이끌어내기를 즐기며 왼손 처리도 한없이 부드러워 현대의 다른 명인들처럼 줄을 스치는 잡음은 듣기 어렵다. 그러나 두 녹음 사이에는 차이점도 어렵지 않게 드러난다. SP시대에 녹음된 음반은 청년 세고비아의 「이 정도는 쉽게 해낼 수 있다」는 패기만만함이 돋보인다. 반면 명성이 확고부동해서 의심할 수 없게 된 60년대가 되자 세고비아는 더욱 풍요해진 소리결과 따스함을 내보인다. 젊어서 3분대에 통과했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그는 만년의 녹음에서 5분대로 통과한다. 잘 여문 옥수수알처럼 알이 고른 그의 손놀림 사이사이에도 생각의 여백이 들어설 공간이 생긴다. 세고비아는 스페인 동남부 리나레스 출신. 집안 사정으로 어릴때 삼촌의 집에 맡겨졌다. 엄마가 그리워 울며 보채는 그에게 삼촌은 노래를 불러주며 달래곤 했다. 『기타는 연습이 필요치 않아. 팔꿈치의 힘과 참을성이 필요해』 훗날 그는 실제 기타도 없이 들었던 그 노래가 유일한 기타 레슨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고도(古都)그라나다로 이주한 뒤 세고비아는 기타의 실제 매력에 이끌리게 되고 오직 독학으로 테크닉을 연마하며 현대를 대표하는 음악가의 반열에 들게 됐다. 〈유윤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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