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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양 유괴살해 의문점]共犯있나 없나

입력 | 1997-09-13 07:35:00


단독범행일까, 공범이 더 있는 것일까. 경찰에 검거된 전현주씨는 검거 직후인 12일 오전까지만 해도 남녀 공범 5명이 더 있으며 자신은 이들이 지시하는 대로 행동했을 뿐이라고 말했었다. 전씨는 그러나 경찰이 이후 공범의 인상착의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하자 오후 들어 자신의 단독 범행이라며 당초의 진술을 뒤엎었다. 전씨의 진술 번복에 대해 경찰은 일단 전씨의 두번째 진술에 더 많은 무게를 두고 있다. 전씨의 진술을 토대로 목격자와 참고인 조사를 하는 등 증빙작업을 벌인 결과 공범이 있다고 진술한 1차 진술보다 단독범행임을 주장한 2차진술이 더 신빙성이 높기 때문이다. 1차 진술때는 전씨가 사건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등 앞뒤 진술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았으나 2차 진술때는 사건 당시의 상황을 매우 정확히 기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씨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경찰은 특히 전씨의 1차 진술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어린이 1명을 유괴하는데 6명의 범인이 공모했다는 점 또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6명이 2천만원을 나눠 갖기 위해 그처럼 엄청난 범죄를 기획 실행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 그럼에도 경찰은 이번 사건을 전씨의 2차 진술대로 완전한 단독범행으로 쉽게 단정짓지는 못하고 있다. 나리양의 시체가 발견된 집 주인의 아들 이모씨(20)가 지난달 30일 밤 10시경 지하실에서 남녀 4명이 있는 것을 봤다고 말하고 있고 전씨가 숨어 있던 여관방에서 발견된 자필 메모지에 누군가로부터 협박받고 있는 듯한 내용이 들어 있기 때문. 이씨는 이날 1층 현관문을 잠그러 밖으로 나왔다가 지하방에 불이 켜져 있어 창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니 남녀 4명이 회의를 하는 것처럼 둥글게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전씨가 공범을 숨기기 위해 진술을 번복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전씨를 상대로 이 부분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현두·이명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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