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3일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씨 등 두 전직대통령의 석방건의」를 둘러싼 소동에도 불구, 『이회창(李會昌)대표를 지원하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2일 밤 청와대 긴급회동에서도 전, 노씨 석방문제를 놓고 얘기를 주고받은시간은전체1시간 중 10분도 채 안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대표가 3일 전격적으로 일부 당직개편을 단행한 것도 2일 회동 때 김대통령과의 「교감(交感)」의 산물. 결국 이날 회동은 김대통령이 이대표에게 정국운영과 관련, 「한 수」를 가르쳐준 성격의 만남이라는 게 청와대쪽 시각이다. 김대통령은 3일 서석재(徐錫宰)의원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 하며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의 독자 출마 움직임과 관련, 자중할 것을 당부한 데 이어 민주계 중진들을 연쇄 접촉, 「이대표 흔들기」를 자제토록 촉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8일에는 신한국당의 당직자 당무위원 국회상임위원장 등 80명을 청와대로 초청, 대선승리를 위한 당의 결속을 거듭 강조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대표에 대한 표면적인 지원 다짐과는 별개로 이대표를 보는 청와대 관계자들의 시선에는 종전보다 그늘이 더욱 짙게 깔려 있다. 청와대측은 이지사의 독자출마 움직임에 대해서도 사실상 체념한 듯한 분위기다. 주변의 동반이탈을 막는다는 소극적 대책만을 마련해놓고 있을 뿐이다. 더욱이 이번 전, 노씨 석방파동 과정에서 김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역할과 당총재로서의 역할에 분명한 선을 긋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한 고위관계자도 『김대통령은 당총재로서뿐아니라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이 있다』고 못을 박았다. 이 관계자는 이대표 진영의 「대통령과의 차별화」 전략에 대해서도 『지난 92년 대선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무튼 「추석 이후에도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큰 일」이라는 걱정만 할 뿐 묘책도 마련하지 못한 채 「9월 대란설(說)」이 스스럼없이 화제에 오르고 있는 게 최근 청와대 분위기다. 〈이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