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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인성교육현장/다른문화 이해하기]뉴질랜드-대만

입력 | 1997-07-28 08:19:00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에드먼튼초등학교는 매주 금요일 조회를 갖는다. 이 시간에는 일주일간의 학교생활을 되돌아보며 학년별로 각종 활동에서 우수한 학생들에게 상장이나 감사패를 준다. 또 그주에 생일을 맞은 학생들에게는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이 행사는 원주민 말인 마오리어로 먼저, 그 다음에 영어로 진행한다. 국가(國歌)도 마오리어와 영어로 두번 부른다. 그래서 뉴질랜드의 백인들은 비록 마오리어는 못해도 공식행사때 부르는 국가 등 몇가지 노래는 마오리어로 부를 줄 안다. 이처럼 마오리 문화를 우대하는 것은 백인들이 정착하면서 여러차례의 전쟁끝에 1840년 맺은 「와이탕이 조약」이후 정부가 원주민의 권리옹호와 전통보전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헌장도 「학생들이 뉴질랜드의 이중문화전통과 다양한 문화특성을 이해하도록 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경찰의 상징마크도 국기를 잡은 백인여성과 창을 든 마오리전사가 다정하게 마주보는 모양이다. 학생들은 친구를 만나면 마오리족의 전통인사법으로 인사하는 경우가 많다. 「홍이」라고 부르는 이 인사법은 악수를 하면서 서로 코끝을 살짝 대고 친근감을 표시하는 것이다. 또 전쟁에 나가기전 전의(戰意)를 다지기 위해 소리를 지르면서 추는 「하카」라는 원주민 춤도 인기다. 뉴질랜드나 호주에서 벌어지는 프로럭비경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이 행사가 꼭 들어있다. 영국의 「스파이스 거스」라는 댄스그룹이 하카춤을 추는데 대해 원주민쪽에서 한때 문제를 삼으려다 오히려 홍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 그대로 놔둬 더 많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21개 국가 출신 학생들이 다니는 이 학교는 「컬처 데이」 「푸드 데이」 등 행사를 자주 마련, 학생들이 전통복장을 하거나 전통음식을 만들면서 색다른 문화를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샌드라 휫슨 교장(여)은 『마오리문화촌인 「머라이」견학 등을 통해 상대방 문화를 존중할 줄 아는 태도를 가르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만 타이베이의 행안(幸安)초등학교는 「타이아」 「아메」 등 원주민의 문화인 「구족(九族)문화」에 대해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긴 대나무 두개를 번갈아 교차시키면서 그 사이에서 고무줄 놀이하듯 춤을 추는 죽간무(竹竿舞)도 학교에서 가르친다. 이때 흰털모자와 형형색색의 원주민 치마를 그대로 입고 해보도록 시킨다. 또 지령이라는 놀이도 인기가 있다. 끈으로 연결된 막대기를 양손으로 잡고 조절하면서 그위에 아령처럼 생긴 기구를 올려놓고 떨어지지 않게 균형을 잡는 놀이다. 자치시장(학생회장)인 張宛儒(장완유·13·여)는 『교과서 등을 통해 원주민들의 문화를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직접 전통놀이를 해보니 재미있을 뿐 아니라 이들의 생활방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원주민자료실을 별도로 만들어 2천여종의 책과 비디오테이프 등을 비치, 학생들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체코 교육부는 지난 93년 슬로바키아와 분리하면서 국제이해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어 교육과정을 개편했다. 복잡한 역사때문에 독립을 했지만 교과서에는 상대문화에 대해 적대적인 기술을 하지 않고 있다. 프라하의 스테판스카스쿨 학생들은 영어외에 독일어 프랑스어 일본어중 2개 외국어를 배워야한다. 크리조바 교감(여)은 『수학여행은 독일이나 러시아로 가도록 권장한다』면서 『두나라는 체코와 뼈아픈 역사적 관계를 갖고 있지만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되 다른 문화와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는 자세를 가르치기 위한 교육목표때문』이라고 말했다. 〈오클랜드·타이베이·프라하〓이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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