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에서 낯선 사람이 『귀신을 보았으니 산에 오르면 큰일난다』고 말한다. 이 말을 무시하고 산에 오른 그날 인수봉에서 여럿이 죽었다. 밤마다 우물가에서 울리는 곡성. 울음소리에 시달리던 주민은 우물에 빠져 죽었다는 노부부를 위해 제사를 지내준 뒤 큰 재산을 모았다. 이상한 체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은 MBC 「다큐멘터리 이야기속으로」. 22일 방송위원회로부터 「제작책임자 및 연출자징계」의 중징계를 받았다. 올해에만 네번째 징계. 「비과학적인 생활태도 조장」이 그 사유. 증명 불가능한 것은 비과학적이며 나쁜 것인가, 초자연의 세계는 대중매체에서 다루면 안되는가. 「다큐멘터리…」는 방송계에 이같은 의문을 제시했다. 기이한 현상에 대한 원인분석이 아니라 그러한 일들에 대한 개인의 체험기를 전달하고자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다큐멘터리…」의 논리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의 수차례에 걸친 공방속에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첫째 검증의 한계이다. 개인의 증언에만 의존, 착각 또는 환상일 수도 있음을 밝히지 못했으며 과학적 탐구노력도 소홀했다는 것. 둘째는 형식의 문제. 개인의 체험을 드라마형식으로 구성한데다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지녀 시청자가 그대로 믿을 우려가 크다는 것. 일반적으로 다큐멘터리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전달하는 기록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연세의료원 정신과 의사 전우택씨는 『개인의 착각일 수도 있는 점을 도외시하고 「다큐멘터리」라는 이름을 붙여 시청자들에게 큰 정신적 피해를 주고 있다』며 이 프로로 인한 정서불안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이같은 점을 일부 시인, 『표현과 구성방법을 개선하고 검증 추적 조사를 철저히하며 권위있는 증언을 채취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원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