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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 하청기업, 돈가뭄 『빈사지경』…어음만 481억

입력 | 1997-04-26 20:02:00


한보철강 하청업체 C건설이 지난 1월23일 한보철강의 부도 때 물린 자금은 70억원. 그중 42억원은 자금관리단에서 채권확인서를 받아 연12.5%짜리 일반대출로 우선 메웠다. 그러나 내달초에 만기가 되는 8억원의 어음은 확인서도 못받았고 20억원은 어음없이 세금계산서만 받아둔 상태다. 한보철강이 부도처리된지 3개월여. 한보그룹 계열사와 거래하던 9백31개 협력업체의 대부분이 C건설과 비슷한 처지다. 26일 금융계와 한보철강 피해협력업체 대표단에 따르면 이 가운데 1백17개 하청업체가 물린 어음만 4백81억원이며 어음도 못받은 자재 및 공사대금이 12월 4백16억원, 올 1월 2백52억원에 이른다. 협력업체가 공사현장에 쌓아놓은 자재도 9백24억원어치에 이른다. 작년말 한보로부터 받은 어음은 모두 만기 5개월짜리. 대부분 다음달중 지급요구가 몰리게 돼 협력업체들은 최악의 자금압박에 시달릴 전망이다. 협력업체대표단의 윤용각회장은 『받아놓은 어음도 한보철강이 발행한 것이 아니어서 돌려받을 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한보철강은 대부분의 하청업체들에 다른 계열사 어음을 발행했으며 그것도 1천만원짜리 공사의 경우 거꾸로 5백만원의 현금을 받고 1천5백만원짜리 어음을 끊어주는 등 해괴한 횡포를 일삼아왔다. 한보철강 자금관리단의 박창섭부부장(산업은행)은 『협력업체들의 어음을 새어음으로 바꾸려면 결제자금 마련방안이 확정돼야 하는데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자금관리단은 『은행 일반대출 전환분은 만기를 3개월 연장하겠지만 나머지는 대책이 없다』고 밝혔다. 〈윤희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