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지난 3월2일 호주 전역에서는 53만명이 참가한 큰 행사가 벌어졌다. 「호주를 깨끗이」란 글귀가 씌어진 흰 티셔츠를 입은 시민들이 일제히 밖으로 나와 거리의 담배꽁초와 집근처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 것. 누가 강제로 시킨 것도 아닌데 시민들은 해변이나 강 주변, 풀숲 등 구역별로 나눠 청소를 해나갔다. 이날 하룻동안 시민들은 호주 전국에서 1만2천t의 쓰레기를 치웠다. 이 행사를 89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주체는 시드니에 본부를 둔 「세계를 깨끗이」란 민간환경단체. 이 단체는 앞서 2월 28일 호주 전역의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호주를 깨끗이」행사를 열었다. 「매년 호주에서 40억개의 플라스틱 백이 버려지고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만 매년 9백만개의 담배꽁초가 버려진다. 그뿐 아니다. 전 세계에서 매년 2백만마리의 새들이 바닷가에 버려진 음료수캔과 플라스틱 쓰레기에 걸리거나 상처를 입고 죽어간다」. 이 단체가 인터넷 웹사이트와 홍보자료를 통해 공개한 환경오염 실태다. 『흔히 환경오염의 책임은 기업에 있고 뒤처리는 정부소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심각한 오염이 다름 아닌 우리 자신에 의해 유발됐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어요』 요트선수출신으로 「세계를 깨끗이」를 설립한 환경운동가 이언 키어넌(57)은 『학생을 대상으로 「호주를 깨끗이」행사를 별도로 여는 이유는 오염의 책임과 해결책 모두가 우리 스스로에게 있음을 자라나는 세대에게 깨우쳐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드니〓김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