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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수출 현장]신장률 후퇴…「빈배 출항」잦아

입력 | 1997-04-02 19:52:00


자동차 석유화학제품 등 주력 수출품이 많이 선적되는 울산항.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송선이 순서를 기다려 부두에 닻을 내리자면 보통 4,5일은 걸렸다. 지금은 컨테이너선 벌크선 가릴 것 없이 곧바로 접안한다. 『그나마 물량을 가득 채우지 못하고 출항하는 배가 늘고 있습니다』(해운사 관계자) 현대상선 기획실의 김모과장은 『주로 장기계약으로 영업을 하는 해운사들도 최근 물량감소를 실감한다』며 『중소해운사들은 부도위기』라고 말했다. 3월말 기아자동차 아산만 공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주인을 기다리는 완성차가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깔려 있었다. 차량적치장을 다 메우고도 남아 휴식공간인 잔디밭과 공원까지 차지하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내수 수출 모두 예전같지 않다. 이렇게 어렵기는 처음』이라며 흰색 표시가 돼있는 수출용 차량들을 가리켰다. 삼성 현대 대우 등 종합상사들도 비상이걸리긴마찬가지. 5대종합상사의 1.4분기(1∼3월) 수출신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마이너스 20%대에 가깝다. 한국무역협회가 주요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경쟁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요 수출품 41개 품목중 해외시장에서 경쟁력 우위를 지키고 있는 품목은 낚싯대 손목시계 카메라 모니터 에어컨 전자레인지 등 6개 품목에 그쳤다. 『후발 개발도상국들의 추격으로 노동집약적 제품들의 수출 활로가 거의 막힌 상태다. 기술 모방에 의존했던 주력 수출품들의 경쟁력은 한계에 도달했다. 수출 상담건수가 지난해보다 30%정도 늘었지만 자금부족과 해외시장 정보부족으로 해외영업에 성공한 경우는 찾기 어렵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마케팅지원실 梁治龍·양치룡과장) TV 등 가전제품은 중남미에서 비슷한 품질의 일본제 소니TV보다 20%쯤 가격을 낮춰야 겨우 팔린다. 자동차의 북미시장 점유율은 지난 89년 포니 엑셀 등이 수출되면서 한때 4%까지 올라갔으나 최근 몇년사이는 1.9%를 겨우 유지한다. 한때 반짝하던 유럽 자동차시장에서도 둔화조짐이 뚜렷하다. 〈이영이·박내정·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