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독자편지]이영희/환자 진료장면녹화 충격…병원가기 겁나

입력 | 1997-03-18 08:47:00


아기를 가진 임신부다. 신체의 은밀한 곳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그 장면을 카메라로 적나라하게 찍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누가 마음 놓고 병원에 가겠는가. 김현철씨의 통화 장면을 녹화한 의사 박경식씨는 환자들의 그런 우려를 현실로 증명한 셈이어서 우리사회에 또다른 불신을 안겨주었다. 더구나 임신부는 1개월에 한번씩, 만삭 때는 매주 한번씩 병원에서 내진을 받아야 한다. 생명의 탄생이라는 신성한 의무감 때문에 의사와 환자의 절대 믿음을 전제로 해서 그 진료과정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일처럼 어느 산부인과 개인병원에서도 본인 몰래 녹화행위가 자행된다고 가정해 보면 정말 소름이 돋는다. 박경식씨는 모든 사람들이 숨기고 싶어하는 곳을 치료하는 비뇨기과 의사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충격은 더 크다. 개인의 신상문제가 이런 식으로 노출될까 두려워 성병 등 질환을 보유한 환자가 치료를 기피하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번 일은 어떤 형태로든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의사협회도 자체조사와 함께 대국민 사과를 하고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정치적 문제와는 별개로 납득할 만한 제재가 있어야 한다. 이영희(경기 수원시 장안구 화서1동)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