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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강철호씨 누구인가]黨사업 비판하다 정치범 몰려

입력 | 1997-03-03 07:35:00


2일 김포공항을 통해 밀입국 귀순한 탈북자 강철호씨(33)는 지난 87년 9월부터 북한 함경남도 대흥정치범 관리소에 수용돼 있다가 92년 10월 극적으로 탈출, 중국으로 넘어간 정치범으로 밝혀졌다. 이날 안기부 조사에 따르면 강씨는 함경남도 함흥시 사포구역 장수동에서 태어났으며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73년 항일독립투사였던 할아버지가 반혁명분자로 몰려 함흥시에서 쫓겨나자 함경남도 함주군 고양리 산골로 추방됐다. 그곳에서 「반혁명분자의 아들」이라며 보위부의 학대를 받던 아버지가 79년 공개처형당하고 뒤이어 어머니와 누나 2명이 자살하자 강씨는 그 때부터 북한사회에 환멸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강씨는 특히 아버지가 공개처형당할 때 보위부의 강압에 의해 처형장에서 아버지를 향해 『당신은 우리들의 원수다. 죽어 마땅하다』고 외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강씨는 학교를 졸업한 뒤 단천 동암광산에 배치돼 중노동을 했으며 당사업을 비판한 것이 문제가 돼 86년 단천시 보위부에 넘겨져 조사를 받고 대흥정치범 수용소로 넘겨졌다. 강씨는 수용소에 있는 동안 88년에는 32명이 질식해 죽는 것을 봤으며 수감자가 독방처벌을 받고 다리를 못쓰게 된 경우도 목격했다고 말했다. 강씨가 지옥같은 수용소를 빠져 나온 것은 자신의 맹장염 때문이었다.강씨는 일반병원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수술받은 상처가 아물지 않도록 일부러 수술부위에 인분을 바르기도 했다. 일반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강씨는 치료 뒤 형님댁에서 머물다 8일동안 산길을 걸어 중국과 국경지인 김창숙군에 도착, 그곳에서 압록강을 건너 탈북에 성공, 중국에서 숨어지내다가 한국으로 귀순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아 왔다. 〈정용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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