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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 김영진씨 회견]『김성애씨 동생과 사돈간 아니다』

입력 | 1997-01-30 12:42:00


북한을 탈출, 지난 22일 일가족을 이끌고 인천을 통해 귀순한 金영진씨(51.문덕요양소 재정관리장)가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위장한 채 귀순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기부는 당초 金영진씨가 金日成의 처 金聖愛의 둘째 동생인 金聖甲과 사돈지간이라고 밝혔다고 전했었다. 김성갑은 김일성종합대학을 나와 평양시당 지도원과 조직부장을 거쳐 姜成山 現정무원 총리가 책임비서로 재직할 때인 70년대 초 조직비서를 지낸 뒤 70년대 중반 해군사령부 정치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金正日의 `곁가지 치기' 작업에 따라 외교부 참사로 밀려났던 인물이다. 관계당국과 언론에서는 金씨가 金正日의 전처 成蕙琳의 조카인 李韓永씨에 이어 金日成 가계와 관련된 두번째 귀순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상당한 기대를 가졌었다. 金씨의 진술이 사실이었다면 金日成사후 바깥 세계에 거의 노출되지 않았던 金日成 가계와 관련된 고급정보를 손쉽게 손을 넣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金日成 가계와 관련된 인물의 탈북은 결국 식량난 등으로 흔들리고 있는 북한체제의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김성갑 사돈으로서의 그의 귀순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안기부 등 관계당국은 金씨의 말에 신빙성을 두고 金씨 일가가 지난해 3월 북한을 탈출한 뒤 중국을 거쳐 서해를 통해 귀순하는 데 꽤 깊숙이 개입, 도움을 줬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金씨가 자신의 신분을 위장한 이유는 너무나도 간단했다. 안기부 관계자는 "조사과정에서 중요인물이라고 해야 남한에서 귀순요청을 받아줄 것으로 생각해 신분을 과장(사실상 위장)했다고 진술했다"며 "金씨와 김성갑과는 사실상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귀순회견에서도 金씨는 "몹시 오고픈 생각에서 뭔가 큰 직위에 있어야 된다.그래야 빨리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족보를 따져보게 되면 10촌 형의 사위와 김성애가 고모(?) 사촌간"이라고 횡설수설, 안기부 관계자의 말을 뒷받침했다.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어떻게 해서든 남한으로 가려는 탈북자들은 귀순과정에서 남한 당국의 도움을 받기 위해 자신의 신분을 위장하는 사례가 있다"며 앞으로 탈북자가 더욱 크게 늘 것임을 감안할 때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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