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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리콘밸리〓金昇煥기자] 정보를 빛의 속도로 전달하는 위성시대에는 소프트웨어도 바뀌어야 한다. 「광속(光速)의 소프트웨어」만이 위성시대를 떠 받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성을 만드는 것부터 여러가지 위성통신 및 방송 서비스를 하는데 소프트웨어는 두뇌 역할을 한다. 현재 위성 제작산업은 정보통신 시대의 산업이 어떻게 굴러가느냐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종의 「지구촌 가상 협업」 구조라고 말할 수 있다. 이들은 「광속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세계에서 가장 좋은 기술로 싼 값의 부품을 만들 수 있는 수천여개 기업과 힘을 합쳐 위성 제작에 나서고 있다. 이제는 한지붕 아래 모두 모여 제품을 만들어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세계가 이미 국경의 장벽없이 하나의 가상사회로 묶여져 있는 마당에 「우리끼리 만들어 쓰자」는 생각은 꼴찌로 가는 지름길일 수 있다. 「국제가상기업」이라고도 불리는 이같은 생산형태는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의 결과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세계에 흩어져 있는 기업이 마치 하나의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처럼 수시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 위성체 및 발사체 제작분야에서 특히 이같은 「광속의 정보교환(CALS)」 소프트웨어는 요긴하게 쓰인다. 미국 록히드 마틴사는 「TPM(Total Performance Manufacturing)」이라고 하는 독특한 소프트웨어 묶음을 갖고 위성체를 만들고 있다. 우선 세계에서 가장 값싸고 좋은 부품을 만드는 업체를 찾아내 각자 맡은 일을 하도록 한다. 세계 60여개국 1만여 관련업체를 하나로 묶는 정보통신망을 갖추고 모든 정보를 즉시 함께 나눌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한다. 위성체 제작에는 수시로 설계 변경이 일어난다. 또 2∼3년 정도 걸리는 위성체 제작기간중에 신기술이 개발돼 보다 좋은 부품으로 바꿔야 하는 일도 잦다. 록히드 마틴의 설계팀이 바뀐 도면을 PC에 저장하는 순간 그것은 온라인을 타고 즉시 미국 캐나다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협력업체의 컴퓨터에 똑같이 전달된다. 제품의 기획 및 설계부터 생산 정비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관련 부서와 협력업체가 정보를 함께 나눠쓰지 않고서는 국제 가상 기업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위성이 정보가 통하는 길을 하늘로 끌어올림으로써 관련 소프트웨어 시장은 새로운 「빅뱅시대」를 맞고 있다. 위성방송에 따른 디지털 방송 관련 소프트웨어는 물론 돈을 낸 사람에게만 방송프로그램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위성방송 시청자가 최신 영화나 특집 스포츠 중계 등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고르면 자동으로 시청자가 누구인지를 파악하고 요금 계산을 한다. 시청자가 수백만명이라도 개인별로 요금 계산을 해낼 수 있다. 정보통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위성을 이용한 주문형 비디오(VOD)와 고속 데이터 통신 소프트웨어도 새로운 황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위성은 △지리측정 시스템 △차세대 디지털 비디오 압축 소프트웨어 △위성방송용 제어 프로그램등 다양한 소프트웨어의 발전을 재촉하고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오는 2000년까지 통신 위성 1천여개가 지구 궤도에 발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새롭게 형성되는 위성시장 규모는 8백억달러. 그중에서 절반이 소프트웨어 몫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위성통신 시장 68조원중 34조원이 소프트웨어라는 얘기다. 또 그만큼의 위성방송 프로그램 및 멀티미디어형 컨텐트 시장이 새롭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소프트웨어 산업의 거인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근 움직임은 위성시대 소프트웨어의 발전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저궤도 통신 위성인 「텔리데식」을 이용해 소프트웨어를 지구촌에 즉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위성이 중요한 정보통신 수단으로 자리잡음으로써 세계에 점점이 남아있던 인터넷과 PC통신의 사각지대가 사라지고 있다. 인터넷 위성방송 전문업체인 「존스 인터넷 채널」의 로빈 로스만 마케팅담당 부장은 『위성은 꿈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가장 경제적인 통신 수단으로 자리잡았다』고 강조하고 『오는 2000년까지 위성과 인터넷의 결합이 완성되면 지구촌 전체를 통틀어 인터넷이 닿지 않는 곳은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