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成燁기자」 여름내 기승을 부리다 겨울이면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는 무좀. 날씨가 추워서 무좀균이 모두 죽어 없어진 것일까. 피부과 의사들의 대답은 「천만의 말씀」. 무좀균들은 여전히 발가락 사이에 숨어 올 여름 또 한차례 「전쟁」을 준비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무좀이 없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이유는 물집 가려움증의 증상이 잠시 안 보이기 때문이다. 강남성모병원 김정원박사(피부과)는 『겨울에는 무좀균이 싫어하는 추운 날씨가 계속되기 때문에 균이 적어지고 활동성이 떨어져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뿐』이라고 말한다. 무좀을 없애기 위해서는 바로 이때 공략해야 한다는 것. 여름철 증상이 나타난 뒤 약을 바르는 것도 물론 효과가 있다. 그러나 물집이 생기거나 갈라지는 피부 이상과 발에 나는 땀은 약효를 떨어뜨린다. 손상된 피부로 들어오는 다른 균과 땀이 습진이나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정작 무좀균이 없어지더라도 다른 피부질환으로 고생한다. 이에 반해 겨울에는 땀 습진 가려움증 염증 등 무좀치료를 방해하는 요인이 사라져 힘 안들이고 치료할 수 있다. 무좀을 「불치병」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있으나 굳이 병원을 찾지 않더라도 △평소 몸을 청결히 하고 △무좀약을 제대로 사용하면 간단히 무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김박사는 하루 1,2회 무좀이 생긴 부위에 약을 발라주되 적어도 8주는 계속 약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개 약을 사용한 지 7∼10일이면 증상은 없어진다. 그러나 균 자체는 적어도 6∼8주가 지나야 죽는다. 무좀이 없어진 뒤라도 다시 감염이 안 되도록 주의해야 한다.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신발을 신거나 발을 제대로 씻지 않으면 언제든지 무좀이 다시 자리를 틀 수 있다. 8주가량 약을 써도 무좀이 안 나으면 만성무좀이거나 다른 종류의 균에 감염된 것이다. 집에서 기르는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로부터 옮는 「M캐니스」가 대표적인 신종 균. 이런 때는 반드시 피부과를 찾아 전문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