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첫 각료회담에서는 무역과 노동 기준 연계 문제를 다룰 실무 협의체 구성이 거론되지 않을 것이라고 레나토 루지에로 WTO 사무총장이 18일 전망했다. 루지에로 총장은 개도권이 강력히 반대해온 이 분야의 실무 협의체 구성을 요구한 나라가 아직까지 없다면서 『현재의 준비 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AFP 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밝혔다. 그는 또 노동 문제에 대해서는 『노동 기준을 관장하는 국제노동기구(ILO)가 이를 우선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루지에로 총장은 또 『低임금 국가들의 비교 우위를 문제삼기 위해』무역-노동간연계 문제를 거론해서는 안된다는 점에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프랑스는 수출 산업에서 어린이와 죄수를 혹사시키는 일부 국가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서는 WTO가 무역과 노동 기준을 연계시켜 간섭해야 한다고 지난 몇년간 끈질기게 요구해왔다. 그러나 개도권은 이것이 인권을 빌미로 한 선진권의 또다른 통상 압력이라고 강력히 반발해 왔다. 루지에로 총장은 노동 문제와 관련한 이들 여러 논점에 관한 『공통된 입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싱가포르 회의에서 이해가 다른 국가 집단간에 「큰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회담에서는 1백25개 회원국들이 소프트웨어, 컴퓨터 및 반도체 등 정보 기술 설비에 물리는 관세를 오는 2000년까지 없애는 『매우중요한 주제』에 관해서도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루지에로 총장은지적했다. 그는 정보 기술 분야의 무역 규모가 『세계 농업 교역과 비슷한 연간 4천억달러』라면서 『관련 상품이 너무 많아 기술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정치적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지에로 총장은 또 유럽연합(EU)의 리언 브리턴 무역담당 집행위원이 요구해온 뉴라운드 협상 착수 가능성에 대해 아직까지 이 문제가 안건으로 제기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WTO는 오는 99년 농업과 서비스 부문을 협상할 것』이라면서 이밖에『무역-환경 연계, 지적재산권 및 투자에 관한 몇가지 협의에도 착수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WTO 가입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협상이 다소 용이해지리라 본다』면서 그러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