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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영병으로 몰아간 부대 원망』…표일병 가족 표정

입력 | 1996-11-06 08:09:00


지난달 22일 싸리베기작업을 나갔다가 실종됐던 것으로 알려졌던 육군 공병부대소속 表宗郁일병(22)이 무장간첩들에 의해 피살됐음이 5일 사살된 무장간첩이 입고 있던 국군 군복으로 확인되자 表일병의 가족들은 『이게 웬 날벼락이냐』고 울부짖었다. 이날 밤 7시 서울 송파구 삼전동 表일병의 집에서는 아버지 表贊能씨(57) 등 가족들과 친지들이 군부대로부터 전화로 외아들의 피살소식을 통보받고 넋을 놓고 있었다. 아버지 表씨가 아들의 실종 소식을 접한 것은 지난달 22일. 군 당국은 아들의 실종소식을 전하며 『강원 양구군 남면부근 산에서 싸리베기작업 도중 表일병이 실종됐다. 여자문제로 인한 탈영인 것 같다』고 말했다는 것. 이같은 군의 통보를 믿을 수 없었던 아버지 表씨는 다음날 아침일찍 가족들과 함께 양구에 있는 부대를 찾아가 『무장간첩이 출현한 비상시에 무슨 작업이냐. 간첩에 의해 살해된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나 군부대측은 『이 지역은 절대 간첩이 나타날 곳이 아니다』며 表씨의 말을 일축했다. 군부대측은 『表일병의 개인 소지품에서 연애편지 등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여자문제로 인한 탈영으로 추정된다』며 이날 오전 11시경 상부에 탈영보고를 냈다는 것. 어머니 朴英夏씨는 『영국에서 어학연수중인 큰 딸이 돌아오면 다음주 가족 모두 면회를 갈 것이라고 아들과 전화통화도 한 상황에서 탈영할 이유가 없다』며 아들을 탈영병으로만 몰아가는 군부대를 원망했다. 누나 始衍씨(26·학원강사)는 『오늘 6시 TV뉴스를 보고 사살된 간첩의 손목에 지난6월 생일선물로 동생에게 사주었던 노란 줄이 박힌 시계가 채워져 있는 것을 보고 무섭고 깜짝 놀랐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田承勳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