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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스케치]「애인」 후유증 멜로드라마 『곤욕』

입력 | 1996-10-24 20:16:00


「金甲植기자」 「애인 때문에…」. 지난 22일 16부를 끝으로 MBC 「애인」은 사라졌지만 「애인후유증」이 TV 3사의 드라마 관계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최근 방영 예정인 드라마가 「애인」의 아류작이라는 이유로 제작이 취소되거나 방영중인 드라마들이 「불륜드라마」로 낙인이 찍히는 가운데 방송사내에는 『일단 「애인바람」을 피해가자』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KBS는 「엄마는 출장중」 후속으로 11월부터 방영할 예정인 16부작 미니시리즈 「갈증」의 제작을 포기했다. 송옥숙 정동환 지수원 이성룡 유호정 등 주요 배역에 대한 캐스팅이 완료된 상태였기 때문에 방송가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주목받고 있다. 일차적 이유는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송옥숙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방영일자를 맞출 수 없다는 것이지만 「애인」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많다. 책임PD인 윤흥식부주간은 『「갈증」은 「애인」이 방영되기 앞서 중년의 사랑을 다룬 정통멜로물로 기획된 것』이라며 『캐스팅의 지연 등 여러가지 이유로 방영시기가 늦어진 상태에서 아류작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제작강행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 백지화했다』고 밝혔다. 또 가을개편으로 신설된 MBC 「달콤한 인생」 KBS 2TV 「유혹」 등 두 아침드라마도 불륜 시비에 휩싸여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방송위의 토론에서는 「애인」이 드라마 소재의 영역을 넓혔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단기간에는 「애인후유증」으로 멜로드라마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애인」과 비슷한 주제의 작품을 선택할 경우 완성도가 떨어지면 「유사품」으로 몰려 외면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SBS의 한 PD는 『멜로물은 인물설정에서 정상적 형태의 부부나 연인을 비롯, 다양한 형태의 인간관계가 등장하게 마련인데 「애인」의 여파로 조금이라도 문제점이 있는 인간관계의 묘사는 어렵게 됐다』면서 『「애인」류의 작품은 당분간 제작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