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이 특사 간청” 물밑 제안까지 일방 공개한 北
Posted June. 18, 2020 08:23,
Updated June. 18, 2020 08:23
“南이 특사 간청” 물밑 제안까지 일방 공개한 北.
June. 18, 2020 08:23.
by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
“특사단 일행은 고방산 초대소에 도착해 북측의 영접을 받은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찬을 진행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대북특사단이 북한에 도착한 2018년 3월 5일.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특사단이 리무진 차량을 타고 국무위원회 청사에 내리자 김 위원장과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마중을 나왔다. 하지만 2년 3개월 전 파격적인 의전과 환대로 특사단을 맞았던 김여정은 17일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 제의를 “서푼짜리 광대극”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보란 듯이 걷어찼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남북 관계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15일 남조선 당국이 특사 파견을 간청하는 서푼짜리 광대극을 연출했다”며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은 15일 문 대통령이 정 실장과 서 원장을 대북특사로 제의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남측이 앞뒤를 가리지 못하며 이렇듯 다급한 통지문을 발송한 데 대해 김여정 부부장은 뻔한 술수가 엿보이는 이 불순한 제의를 철저히 불허한다는 입장을 알렸다”며 “참망한 판단과 저돌적인 제안을 해온 데 대해 우리는 대단히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남조선 집권자가 ‘위기극복용’ 특사파견 놀음에 단단히 재미를 붙이고 걸핏하면 황당무계한 제안을 들이미는데 이제 더는 그것이 통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똑똑히 알아두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차례 북한을 방문해 북한이 갈망하던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이끌어냈던 대북특사를 ‘비현실적 제안’ ‘위기극복용 놀음’으로 폄훼한 셈이다. 청와대는 16일 브리핑에서도 정치권에서 터져 나오는 대북특사 파견설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며 철저히 함구했다. 북한이 잇따른 대남 비난으로 강경한 입장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북한이 언제든 대북특사 파견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있었던 것. 하지만 북한이 이날 비공개 대북특사 제안을 공개하고 노골적인 비난을 퍼부으면서 대북특사라는 마지막 카드마저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측은 우리 측이 현 상황 타개를 위해 대북특사 파견을 비공개로 제의한 것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며 “이는 전례 없는 비상식적 행위이며 대북특사 파견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로서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통상 물밑에서 비공개로 이뤄지는 특사 제안을 공개한 것은 최대 수준의 외교적 결례라는 것이다. 여권 일각에선 남북관계를 되돌릴 마지막 희망이 사라졌다는 우려와 함께 특사단 면면을 교체해 적절한 시점에 다시 대화 시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북한 입장에서 현 국면과 깊숙이 연결된 인물들을 특사단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특사단 거부로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한동안 남북관계의 냉각기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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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단 일행은 고방산 초대소에 도착해 북측의 영접을 받은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찬을 진행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대북특사단이 북한에 도착한 2018년 3월 5일.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특사단이 리무진 차량을 타고 국무위원회 청사에 내리자 김 위원장과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마중을 나왔다.
하지만 2년 3개월 전 파격적인 의전과 환대로 특사단을 맞았던 김여정은 17일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 제의를 “서푼짜리 광대극”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보란 듯이 걷어찼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남북 관계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15일 남조선 당국이 특사 파견을 간청하는 서푼짜리 광대극을 연출했다”며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은 15일 문 대통령이 정 실장과 서 원장을 대북특사로 제의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남측이 앞뒤를 가리지 못하며 이렇듯 다급한 통지문을 발송한 데 대해 김여정 부부장은 뻔한 술수가 엿보이는 이 불순한 제의를 철저히 불허한다는 입장을 알렸다”며 “참망한 판단과 저돌적인 제안을 해온 데 대해 우리는 대단히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남조선 집권자가 ‘위기극복용’ 특사파견 놀음에 단단히 재미를 붙이고 걸핏하면 황당무계한 제안을 들이미는데 이제 더는 그것이 통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똑똑히 알아두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차례 북한을 방문해 북한이 갈망하던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이끌어냈던 대북특사를 ‘비현실적 제안’ ‘위기극복용 놀음’으로 폄훼한 셈이다.
청와대는 16일 브리핑에서도 정치권에서 터져 나오는 대북특사 파견설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며 철저히 함구했다. 북한이 잇따른 대남 비난으로 강경한 입장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북한이 언제든 대북특사 파견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있었던 것. 하지만 북한이 이날 비공개 대북특사 제안을 공개하고 노골적인 비난을 퍼부으면서 대북특사라는 마지막 카드마저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측은 우리 측이 현 상황 타개를 위해 대북특사 파견을 비공개로 제의한 것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며 “이는 전례 없는 비상식적 행위이며 대북특사 파견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로서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통상 물밑에서 비공개로 이뤄지는 특사 제안을 공개한 것은 최대 수준의 외교적 결례라는 것이다.
여권 일각에선 남북관계를 되돌릴 마지막 희망이 사라졌다는 우려와 함께 특사단 면면을 교체해 적절한 시점에 다시 대화 시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북한 입장에서 현 국면과 깊숙이 연결된 인물들을 특사단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특사단 거부로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한동안 남북관계의 냉각기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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