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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싸울 수 있다”…우크라 돌아가는 여성들

“우리도 싸울 수 있다”…우크라 돌아가는 여성들

Posted March. 18, 2022 08:57,   

Updated March. 18, 202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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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우크라이나 접경 폴란드 동부 도시 프셰미실 중앙역 5번 승강장. 얼마 전 두 딸을 데리고 피란을 왔던 타티야나 베레미첸코 씨(40)는 다시 우크라이나행 열차에 올랐다. 아이들에게 안전한 거처를 마련해준 뒤 다시 국경을 넘어 남편이 있는 조국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우크라이나를 떠나고 나니 공허해요. 고향에서 남편의 곁을 지키고 싶습니다.”

 의료계에 종사하는 이리나 오렐 씨(50)도 얼마 전 손주들을 데리고 폴란드 국경을 넘었다가 다시 남부 도시 오데사로 돌아온 우크라이나 여성이다. 고향에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자 병원으로 돌아가 뭐든 돕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오데사에 도착했을 때 사이렌 소리와 폭발음에 무서웠지만 두려움에 떠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여성도 싸울 수 있고, 내 나라를 지키겠다는 애국심을 갖고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요즘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 기차역에는 고국행 열차에 오르는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줄을 잇는다. 얼마 전까지 우크라이나행 열차 승객은 전투에 참가하려는 남성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여성이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CNN은 전했다. AP통신도 “총격과 유혈 사태가 벌어진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는 여성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에 사는 마리야 할리카 씨는 며칠 전 수도 키이우로 향했다. 러시아군이 키이우 진격을 위해 포위망을 좁혀오는 지금이 시민들을 대피시킬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대피를 돕기 위해 나선 것이다. 그는 “폭격 위협에 시달리며 지쳐가는 내 친구들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게 더 많다”고 했다.

 CNN은 “귀향하는 여성마다 다양한 사연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는 것을 러시아 침략자들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신아형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