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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말9초’에 몰린 백신접종… 현장선 과부하 우려

‘8말9초’에 몰린 백신접종… 현장선 과부하 우려

Posted August. 05, 2021 09:35,   

Updated August. 05, 202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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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3일 월요일 예약자 175명.’

 이달 말 서울 A내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 현황이다. 하루 8시간 진료를 기준으로 하면 시간당 21명 이상 접종해야 한다. 23일 오전 10시에만 40명의 예약이 몰려 있을 정도다. 의사 한 명이 기존 환자의 진료를 보면서 170명이 넘는 코로나19 접종자의 예진과 상태까지 챙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A내과 원장은 “인플루엔자(독감) 접종 때도 하루 최다 인원이 100명이었다”며 “코로나19 접종은 훨씬 까다로운데 예약 인원이 더 많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8말 9초(8월 말∼9월 초)’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몰리면서 의료 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백신 수급 차질 등으로 공백기간이 생기면서 공교롭게 5, 6월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은 60∼70대와 7, 8월 화이자를 맞은 50대의 2차 접종 시기가 겹친 것이다. 또 26일부터는 20∼40대의 1차 접종도 시작된다. 의료계에선 23일부터 9월 4일까지 2주일이 백신 접종 ‘극성수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방역당국도 이를 감안해 의사 1인당 예진 인원을 기존 100명에서 150명까지 늘렸다. 하지만 접종 간격 조정 등으로 2차 접종 일정이 복잡해지면서 A내과처럼 일부 병원에서는 이미 제한인원을 초과하고 있다.

 특히 이때부터는 의료기관 한 곳에서 ‘다종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모더나 화이자 등 3종류 백신의 동시 접종이 이뤄지는 것이다. 많은 의료기관이 과부하에 따른 오접종 등을 걱정하는 이유다. 서울의 B내과 원장은 “진료실과 주사실 수액실을 모두 동원해 백신 종류별로 접종 장소를 다르게 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의 C이비인후과 원장은 “백신을 한두 개 접종할 때도 오접종이 나왔다”며 “사람이 하는 일이라 어디선가는 (오접종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역당국은 각 의료기관이 예약자를 대상으로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B내과 원장은 “정부가 먼저 공지할 때와 병원이 갑자기 전화해 ‘일정을 바꿔라’ 할 때 사람들 반응이 너무 다르다”며 “방역당국이 여전히 현실감이나 책임감 없이 일을 떠넘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방역당국 관계자는 “2차 접종까지 시간이 남아있어 일단 제한인원에 상관없이 (예약을) 잡았다”며 “일자별로 배분하는 작업을 이번 주 중 마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내년에 추가 접종을 위한 mRNA 백신 5000만 회분 도입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김소민기자 somin@donga.com